블랙스톤 등 주택 매입 감소에 시장 파장 가시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부동산 업계가 긴장하는 표정이다.
압류 주택을 포함한 이른바 부실 물건을 대량 사들여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을 실었던 월가의 대형 머니매니저들이 발을 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부동산 중개 및 조사 업체 질로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업계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79%가 올해 머니매니저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을 내놓기 시작할 경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블랙스톤을 필두로 콜로니 캐피탈과 아메리칸 홈스 포 렌트 등 금융회사는 2010년부터 주택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자’에 나섰다.
이들은 라스 베가스와 피닉스 등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라 극심하게 타격을 입은 지역을 중심으로 특히 압류 주택과 같은 부실 자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미국 동부에서 주택 투자에 나섰던 투자회사들은 가격 메리트가 떨어지자 시카고를 포함한 동부로 이동했다.
이들이 매입한 주택을 정확히 집계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10만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주택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시장에서 발을 뺄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직 이들 투자가들 사이에 본격적인 매도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라스베가스를 중심으로 매수 규모가 두드러지게 축소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 영향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주택 매매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한편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
아리조나 지러널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의 마크 핸슨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1월 피닉스의 주택 거래는 전년 동기에 비해 17% 급감한 동시에 재고가 30% 급증했다.
핸슨은 “피닉스와 같이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지역에 렌트용 주택을 대규모로 보유한 투자자들의 경우 매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을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