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영훈기자] 지난 30여 년 동안 매년 춘제(春節 설) 때마다 10억 명의 시청자를 TV앞으로 불러들였던 설 디너쇼 ‘춘완(春晩)’이 상장기업으로서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화이슝디(華誼兄弟〮300027)의 독무대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들끓고 있다.
연출 총감독부터 스태프, 사회자, 출연 연예인 등이 화이슝디와 크고 작은 이익관계에 놓여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화이슝디가 무리한 영화관 사업 확장과 드라마 등의 실패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설이 고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에 따르면 중국 유력 경제지 차이징(財經) 기자 란징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춘완이 화이슝디의 수익 무대로 전락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이번 논란이 촉발됐다. 이 글은 1만5000건 넘게 리트윗되며 순식간에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글에 따르면 올해 처음 춘완의 연출을 맡아 주목 받았던 영화감독 펑샤오강(馮小剛)은 화이슝디의 주주다. 또 새 MC 장궈리(張國立) 역시 화이슝디의 유통주를 소유한 9대 주주다.
이 외에도 보이스차이나로 주가가 급상승중인 야오베이나(姚貝娜)와 가수 양쿤(楊坤), 배우 야오천(姚晨) 등 춘완 출연진 대부분이 화이슝디 소속이다.
한국 연예인으로는 처음 춘완에 출연한 한류스타 이민호 역시 화이슝디와 밀접한 이익 관계에 놓여 있다고 이 글은 지적했다.
이민호의 한국 소속사인 스타하우스가 화이슝디뮤직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중국법인을 세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란징 기자는 “이민호가 10억 가까운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면서 중국 내 영향력과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번 춘완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도 얼굴을 비췄는데, 그 역시 화이슝디의 지분 4% 이상을 보유한 주주다.
이에 대해 화이슝디는 음모론이라면 강하게 반박했다.
홍보 및 영화 마케팅 관계자는 지난 2일 “중국의 톱스타는 대부분 우리 회사 소속이다. 때문에 화이슝디가 춘완을 독점했다는 시각은 업계를 모르는 문외한들이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한편 란징 기자는 웨이보에서 화이슝디의 자금난도 거론했다. 이에 따르면 화이슝디는 최근 영화관 사업 확장으로 적자를 보고 있으며, 투자한 드라마마다 적자를 내고 있다. 또 부동산에도 뛰어들었으나 이 또한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화이슝디가 최근 소유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면서 자금의 용처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화이슝디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시각이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상장회사인 화이슝디는 중국 대륙의 왕중쥔(王中軍) 왕중레이(王中磊) 형제가 1994년 설립한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업체로, 내로라하는 스타가 소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