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은행 등 나서 기회 탐색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부채위기로 존폐의 갈림길에 놓였던 유럽 은행권이 해외 인수합병(M&A) 및 시장 확대에 잰걸음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자본건전성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바젤은행위원회 등 감독기관의 규제가 강화되자 은행권이 수익성 제고 및 성장 기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대표적인 유로존 주변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주요 은행들이 해외 M&A를 위해 관련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중앙은행이 직접 나서 은행권에 해외 M&A 기회를 엿볼 것을 종용하고 있다.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이 미국 은행 M&A 기회를 엿보고 있고, BBVA 역시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탈리아 인테사 역시 폴란드와 터키를 중심으로 해외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고, 폴란드 PKO 은행도 인근 국가의 은행권을 대상으로 잠재적인 M&A 대상을 찾고 있다.
특히 자산 기준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인테사는 국내 디폴트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해외 금융권 지분 인수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부분의 M&A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또 은행권의 해외 영토 확장이 추세적인 움직임을 이룰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최근 움직임은 유로존 은행권이 최악의 위기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은행권의 M&A가 가시화되고, 유럽 전반으로 확산된다 하더라도 부채위기 이전에 주류를 이뤘던 대규모 딜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핌코의 필립 보더로 신용 리서치 헤드는 “대형 M&A는 더 이상 은행권에 매력적이지 않다”며 “은행간 M&A가 활발해 지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2000년 이후부터 유럽 감독당국과 업계 관계자들은 은행권의 국경을 넘는 통폐합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들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였다.
실제로 위기 이전 대규모 M&A가 이뤄졌지만 이중 다수가 참담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산탄데르 은행과 RBS 등 일부 은행의 네덜란드 ABN 암로 지분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근 은행권 움직임은 과거 대형 M&A가 결실을 맺지 못한 이후 7년만에 재개된 셈이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은 해외 M&A가 은행권 건전성 강화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위기로 인한 유럽 전반의 유동성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 주요 은행에 해외 진출을 권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