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새해들어 AA등급 회사채가 없어 못파는 정도의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A등급 회사채도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수업과 건설·해운업이 갈리면서 A등급 회사채는 그간의 찬밥신세를 완전히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회사채를 발행한 대상과 크라운제과는 인기를 누린 반면 SK케미칼,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여전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달 상태였기 때문이다.
29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새해 들어 수요예측을 실시한 A등급 4개 기업 가운데 2개 기업이 흥행에서 성공을 거뒀다.
회사채 등급이 A+인 대상은 3년과 5년 만기 회사채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에 대해 2600억원과 1690억원이 몰려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크라운제과도 회사채 등급이 A-인데, 3년 만기 회사채 200억원에 대해 820억원의 투자자금이 수요예측에 몰려 4.1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회사채 양극화가 심화된 상태에서 A등급 내에서도 기피업종이 아니면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기미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한 회사채 발행담당자는 "연초 자금집행에서 공공기관 회사채 발행이 지연되면서 A등급에까지 수요가 파급되고 있다"면서 "A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였는데 최근 업종별로 차별화 현상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회사채 등급이 A0인 SK케미칼과 태영건설은 수요예측에서 발행금액의 절반수준의 수요만 참가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SK케미칼은 3년 700억원 및 5년 300억원 그리고 7년 만기 회사채 200억원 총 1200억원에 대해 650억원의 수요만 들어왔다. 태영건설도 총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수요는 3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북미 주택시장이 되살아 나면서 업황이 개선되는 두산인프라코어도 이번주에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부진을 이어갔다. 총 발행규모 1200억원의 수요예측에서 400억원의 수요만 참가했다.
여기에 2월에는 취약업종의 회사채가 대량 만기도래함에 따라 A등급에서 내수 등 상황이 양호한 회사채가 그간의 찬밥신세를 확실히 면할지 아직은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태.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2월 회사채 시장은 A등급 차환 위험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그나마 회생기미가 있는 여타 업종의 회사채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2월에는 비록 회사채 등급은 A-이지만 내수기반으로 인기가 식지 않는 AJ렌터카가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오는 4일 실시되는 AJ렌터카의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기피업종이 아닌 내수기반 등의 A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성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애널리스트는 "AJ렌터카에 대한 수요가 어느정도 넘치는가가 새해들어 투자자들의 A등급 회사채에 대한 시각을 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는 웅진ㆍSTXㆍ동양그룹 등 대기업 도산으로 회사채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전체의 0.1%에 불과해 회사채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별로는 비우량 회사채의 발행 부진이 A등급 회사채로까지 번져 A등급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17.9%로 전년(33.5%)보다 크게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