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몽환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모던락'. 제이워커의 음악색깔은 이렇게 표현할수 있겠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이후 세 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독특한 개성을 드러냈다. 20년간 음악을 해오며 쌓인 녹록치 않은 내공은 제이워커의 노래를 처음 접한 이들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다.
제이워커의 음악을 만들고, 직접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주축 멤버 방경호를 만나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2010년 제이워커라는 밴드 이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먼저 꺼냈다.
"어렸을 때부터 써오던 밴드 이름이죠. 정규 앨범을 낸 건 제이워커로 처음 해봤어요. 지난 10월에 발매된 3집 앨범 'Hands Are Tied'는 우리 밴드의 방향성을 드러낸 앨범이에요. 처음으로 피처링을 시도해봤죠. 가수 김형중 씨는 예전부터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부탁했어요. 우리끼리 하는 거랑은 아주 달라서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제이워커의 곡에는 전적으로 방경호의 성향에 따라 '인간의 고독함' '쓸쓸함' 등이 주로 담겼다. 그는 "의도하고 쓰진 않지만, 결과를 보면 그렇더라고요"라며 웃어 보였다. 직접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또 부르기에 과거의 경험 또한 곡 안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고독함이나 외로움이 음악 전반의 느낌은 물론이고 가사에도 많이 드러나요. 혼자된다는 느낌, 고독한 사람들이 들었을 때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음악이 주를 이뤄요. 때로는 가족과 연인이 있어도 고독한 게 인간의 존재라고 생각되거든요. 과거를 회상하며 쓴 곡도 많죠. (웃음) 사실 미래는 모르는 거고, 과거는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데다 그 시간이 없으면 현재도 없는 거잖아요."
밴드 제이워커의 장점이자 차별점은 20년차 음악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사운드와 분위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경호는 "사실 듣는 분들이 느끼셔야 되는 부분이라 제가 말하기는 좀 뭐하다"면서도 세련된 음악을 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옛날 것도 좋지만 새로운 저만의 색깔을 나타내려 노력하고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대중적이지 않을지언정, 좀 더 다르고 개성 있는 저만의 색깔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런 게 제이워커 음악에 표현이 됐다면 그게 바로 차별점이자 장점이겠죠."
제이워커의 음악은 대중가요 중에서도 락, 그 중에서도 모던락이다. 말하자면 비주류 음악을 해오면서 이런저런 아쉬움도 많았을 터였다. 방경호는 "한국 음악 시장이 좀 더 다양성을 갖췄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음악을 하며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냐고 묻자 잠시 눈을 빛냈다.
"곡작업하고 결과물을 혼자서 들을 때, 가장 음악을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곤 해요.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혼자 들어볼 때 '아직 내가 살아있구나'하는 느낌이 들고 즐거워요. 아직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지만 그때 가장 보람이 느껴지죠. 물론 다른 분들이 더 좋다고 해주실 때도 정말 기분이 좋아요. 하하."
제이워커는 끊임없이 곡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곡 작업은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앨범을 내는 것은 어렵더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방경호는 "이번 앨범에도 7~8년 이상 된 곡들도 여럿 실렸다. 언제든 또 그럴 수도 있다. 계속해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쉬지 않고 하고픈 일에 열중하려는 굳은 심지를 드러냈다.
"제이워커를 많은 분들이 세련되고 개성 있는 밴드, 또 음악을 오랫동안 할 수 있을 것 같은 밴드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라고 있어요. 그렇게 되려고 항상 노력할 거고요. 이건 제가 스스로 되고 싶은 밴드이기도 하죠. 좀 더 다양한 통로로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중 문화계에 아쉬운 점? "당연히 실력으로 평가받는 사회였으면 하죠" "한국 문화 전반에서, 대중적인 음악은 굉장히 잘 되지만 다양성에 관한 문제는 항상 지적돼요. 락이든, 재즈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이 사랑받을 수 있는 토양이 됐으면 해요. 또 대중적인 음악들을 쉽게 생각할 수도 없는 게, 선진국에 비하면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이익구조나 이런 면에서 부족한 면도 많죠. 단순하게 실력으로 평가되는 사회가 됐으면 하죠. 음악은 물론이고 모든 면에서 그게 바람직 한 거잖아요.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인정 못받고 소외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까요. 사실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서 시작을 했는데, 기회를 얻기도 어렵고, 사는 것도 힘든 후배들에게 안타까운 마음도 많이 들어요. 20년 전에도 비주류 음악을 하면서 '우리가 프런티어인가보다'했는데 그때랑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데에서 좀 아쉽기도 하고요. 후배들 보면 약간 고맙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죠. 어쨌거나 저희와 그들이 있어 비주류 음악도 이렇게 발전을 조금씩 하는 게 아닐까요? 그렇게 믿어요."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제이워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