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장 "따뜻한 금융 업그레이드" 포부
[뉴스핌=김연순 노희준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내년 3월 한동우 회장이 이끄는 '2기 신한금융'이 공식 출범한다.
한 회장은 회추위원들로부터 '신한사태' 이후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현직으로서 연속성을 얻을 수 있는 점을 높게 평가받으며, 단 한번의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다. 그만큼 경영공백 없이 경영의 연속성을 앞세운 2기 신한금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불공정 룰' 논란 등 3년 전 '신한사태의 앙금'은 한 회장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 따뜻한 금융 업그레이드+해외진출 성과 기대
연임에 성공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한 회장은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 12일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기업과 개인의 성장과 은행의 성장이 함께 하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모토아래 금융의 본업과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하나로 결합시킨 따뜻한 금융이라는 경영슬로건을 정립했다. 한 회장은 회추위 면접에서도 "따뜻한 금융을 한 단계 레벨 업(끌어올려) 해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포부를 드러냈다.
아울러 금융권의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상황에서 신한금융은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으면서 '선도 금융회사'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회장은 회추위원들로부터 '보수적인 내부관리형 리더십 스타일'이라는 지적을 받자, "금융의 핵심은 리스크 관리"라며 "펀더멘털을 유지하는 데 70%, 네트워크를 활용해 활발한 활동을 하는 데 30%를 할애해 금융관리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우 2기 체제에서 신한금융의 해외진출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수익원으로 해외진출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중에서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해외진출을 추진해온 곳이 신한과 하나"라면서 "해외에서 돈을 벌려면 짧게는 5년에서 10년 걸리는데 그것을 기다려줄 수 있는 CEO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그동안 장기적인 플랜으로 해외진출을 선도해 온 만큼 한 회장의 경영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한 성과가 기대된다. 김기영 회추위원장은 "한 회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 신한이라는 회사의 가치에 대해 정확하고 명료하게 표현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 3년전 신한사태 앙금 치유 과제
김 회추위원장은 한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신한사태는 3년으로 수습하기 어렵다. 조직을 안정화 하는 데 연속성 측면에서 한 회장이 점수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회장이 누구보다 3년 전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았지만 그 과정은 험로가 예상된다.
한 회장 역시 회장 선출 과정에서 '신한 흔들기'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과거의 신한은 스마트했지만, 이번에는 룰에 관한 논쟁이나 이슈가 생산됐다. 과거 신한에는 없었던 일"이라며 "누가 회장이 되든 그런 부분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선 3년 전 신한사태의 후유증과 앙금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초반부터 퇴직한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불공정 룰' 논란이 제기됐고,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선임 절차의 불공정성 등을 이유로 회장 선임 일정 연기를 요구하다 결국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현재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신한그룹 회장선임과정에 대해 명실상부한 국내 선도금융그룹으로서 아름다운 승복이라는 결과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절차의 공정성이 보장돼야 할 것"이며 현 회장 선출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의 '계좌 불법조회'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도 한 회장 반대파의 제보와 연관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신한금융 한 관계자는 "한 회장 반대파의 플레이가 너무 심하다"고 문제삼기도 했다. 이는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이 내분을 일으킨 신한사태 이후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조직 안팎의 갈등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한동우 2기 체제에서는 신한사태외 관련된 신한 내·외부 갈등을 보다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한 회장 역시 "(신한 내부를 추스리는 문제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뿌리가 있는 문제라 힘은 들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노희준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