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표를 까기 전부터 한동우 회장의 연임은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

선거에서 1, 2위 후보간 표차와 남은 표수를 가지고 통상 당선자의 '유력, 확실, 확정'으로 전개되지만, 신한금융지주 회장 레이스에선 면접 전부터 '확실'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그 만큼 한 회장을 대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었다는 얘기다. 내·외부 경쟁구도와 금융당국 3가지 변수도 한 회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연임에 성공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순간부터 한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된 것이 사실이다. 신한금융 일부 퇴짐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초반 '불공정 룰' 논란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한 회장 연임은 특별히 큰 변수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 회장은 현직 프리미엄에다 타 지주사 대비 안정적인 영업실적, 신한사태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점 등이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이러한 유리한 구도 속에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최종 면접대상 후보로 한 회장을 포함해 4명의 이름을 올렸지만 한 회장 연임에는 변수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내부후보로 거론된 서진원 신한은행장과 이재우 신한카드 부회장이 후보 고사 입장을 밝히면서 내부와 외부 후보간 대결구도로 전개됐다.

서진원 행장은 고사 직후 "(한동우) 회장과 함께 쭉 호흡도 맞쳐왔고 조직이 지금보다 더 나은 길로 가려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면서 사실상 한 회장에 힘을 실어줬다. 

외부인사 중에선 한 회장의 유력 경쟁자였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면접 전날 후보 사퇴까지 열어두는 배수진을 치며 회장 선임 일정 변경을 회추위에 강하게 요구했지만, 회추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전 부회장이 결국 면접에 불참하면서 사실상 한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외부 2명의 후보 중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은 한 회장의 대항마보단 러닝메이트로 숏리스트에 올랐다는 분석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성균 전 부회장의 경우 신한지주 회장 레이스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 "러닝메이트로 (레이스에) 참여하는 데 의미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변수도 한 회장 연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높다. 지난 KB·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 당시 관치논란에 휩싸인 금융위원회는 이번 신한금융 회장 선임과 관련해 문제소지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한금융 회장 인선과정에서 오해될 만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이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를 연장한 것도 한 회장에게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고객계좌 불법 조회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특별검사 결과가 회장 선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은행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다 보니 검사 기간이 좀 더 길어진 것일 뿐"이라며 검사 연장이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