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한 미국 쇼핑 시즌의 소매 판매 실적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이번 지표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부의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6년간 이어진 양적완화(QE)가 실물 경기의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부의 효과를 창출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부의 불평등을 크게 심화시킨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얘기다.
(출처:신화/뉴시스) |
3일(현지시간) 노무라증권은 블랙 프라이데이까지 4일간의 추수감사절 소매판매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것은 연준의 QE가 민간 소비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지난 주말까지 4일간 미국 소비자들은 평균 407.02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23.55달러에서 상당폭 줄어든 것이다.
모바일을 필두로 사이버 먼데이의 판매가 크게 늘어났지만 전반적인 민간 소비가 취약하다는 평가다.
노무라의 밥 장후아 전략가는 “연준의 QE가 실물 경기를 부양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부의 불평등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부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정황은 다양한 지표를 통해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 대학의 엠마뉴엘 새즈 경제학 교수는 세금 관련 데이터를 통해 소득 불균형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의 상위 1% 자산가의 부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고, 2012년 말 상위 1%가 보유한 부의 비중은 전체 민간 자산 가운데 무려 50.4%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1917년 이후 최고치인 동시에 1928년 주식시장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당시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이번 쇼핑 시즌 소매 판매 실적과 관련, 컨버젝스 그룹의 니콜라스 콜라스 시장 전략가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의 판매 실적에서 실물 경기 회복의 청신호는 엿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롬바드 스트리트 리서치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 역시 “내수 경기가 강하게 회복되기 위해서는 우선 임금 상승률이 높아져야 한다”며 “실질 임금이 상당 폭 늘어나기 위해서는 고용 창출이 크게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