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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마무리 우에하라 고지 [사진=AP/뉴시스] |
보스턴의 새 수호신 우에하라가 거둔 올해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6월 하순부터 계투에서 마무리로 전향한 우에하라는 시즌 총 73경기에 등판, 4승1패21세이브 방어율 1.09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미트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는 비율이 70%일 만큼 제구도 좋았다.
시즌 37타자 연속 아웃이라는 진기록을 세운(레드삭스 최초) 우에하라의 공은 140km대 전후의 직구와 포크볼이 전부다. 일본에서 맹위를 떨친 그의 포크볼은 빅리그에선 스플리터(splitter)로 불린다. 스플리터는 주로 직구와 섞어 던져(체인지업)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다. 직구와 스플리터 단 두 개로 37타자를 연속 아웃시킨 데 대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평론가 하시모토 키요시(44)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우에하라의 직구는 느리지만 강하다. 테이크백, 즉 백스윙이 간결해 타자로서는 공이 어느 위치에서 뿌려지는지 판단할 수 없고, 타이밍을 맞춰 때리기도 어렵다. 직구 구속은 140km대로 빠르지 않지만 팔의 진동 덕에 예리한 스핀이 먹혀 치기 쉽지 않다. 맞아도 범타가 나오기 일쑤다. 게다가 타자가 체감하는 우에하라의 직구 구속은 140km보다 빠르다.”
전문가들은 우에하라가 무서운 것은 속도 차이가 거의 없는 직구와 스플리터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우에하라의 스플리터는 변화무쌍하기로 유명하다. 일본 스포츠 전문기자는 우에하라가 구사하는 스플리터가 사실 네 가지 정도라고 말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로 발탁된 우에하라가 포수 조지마와 연습할 때 일이다. 조지마는 미트를 가운데 두고 포크를 던져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우에하라는 미트를 포수 맘대로 바꿔도 좋다고 했다. 조지마가 바깥쪽과 안쪽으로 미트를 바꿀 때마다 우에하라의 포크는 중앙으로 날아오다 방향을 바꿔 좌우로 뚝 떨어졌다. 마치 투수가 예측하고 던지는 너클볼 같았다.”
일본의 메이저리그 전문 해설가 후쿠시마 요시카즈(57) 역시 속도 차이가 거의 없는 우에하라의 직구와 스플리터가 가장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빅리그 강타자들이 가장 꺼리는 게 사실 체인지업이다. 우에하라의 직구와 스플리터는 속도 차이가 크지 않다. 매번 같은 폼으로 두 가지 공을 던지기에 타자들로서는 꽤 애를 먹는다. 공이 눈앞에 올 때까지 직구인지 스플리터인지 분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타자로서는 공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기분일지 모른다. 메이저리그의 수호신들은 160km대의 강속구를 가져야만 한다는 공식을 우에하라가 깬 셈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