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로 입사해 사장까지 30년 '대신증권맨'
[뉴스핌=백현지 기자]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30년 가까이 대신증권에 몸담았다. 금융맨 경력 전부를 대신증권과 함께한 만큼 나 사장은 대신증권과 증권업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각별하다.
지난해 5월 증권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나 사장은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 1985년 공채 12기로 대신증권에 입사한 그는 양재동, 강남 지점장을 거쳐 리테일 사업본부장, 홀세일 사업본부장를 두루 맡았다. 2010년 부사장 승진 이후 기업금융사업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나 사장 취임 당시 업계에서는 '내부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권위적이지 않은 그의 성격도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지역본부장으로 재직 당시 성과가 좋은 다른 지역 본부장을 초청해 본인 대신 회의를 주재하게한 일도 있다. 이는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좋은 점은 배우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그는 올 초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지난 3월 일부 지점 통폐합을 단행했다. 어려운 시기에 고육지책을 결행한 것이다.
지난 2011년 인수한 대신저축은행 부실을 정리했으며 계열사 대신자산운용이 한국창의투자자문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금융그룹으로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도했다.
그는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해외금융상품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9월 미국 최대 시니어론 운용사인 이튼밴스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이튼밴스의 금융상품과 투자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공동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중국 자오샹(招商)증권과 리서치부문뿐 아니라 현지 시장과 관련해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나 사장은 "해외의 좋은 상품에 대해서 국내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금융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미래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신규상품이나 서비스 발굴 등을 주력으로 담당하는 글로벌마켓전략실을 신설했다.
당장 이윤이 나지 않아도 혁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나 사장의 포부다. 주식거래 수수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KT가입자가 대신 밸런스 CMA로 통신비를 결제할 경우에는 가입축하금 및 제휴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해서는 우리파이낸셜, 우리에프앤아이에 예비입찰서를 제출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공격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나 사장은 개인적인 투자에 대해서는 검소한 모습이다. 나 사장은 "(접견실에 놓인 소파를 자랑하며)지난 1985년에 구입한 것이지만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며 소탈한 모습을 드러냈다. 사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도 평사원들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서 이용한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