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미국 월가보다 유로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유로화 표시 회사채가 최근 급증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1분기 전후로 양적완화(QE)를 축소, 유동성 공급을 줄일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 회의에서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부양책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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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유로화 표시 회사채 발행 규모는 16억유로를 기록, 전주 2억5000만유로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ECB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한편 전례 없는 부양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화 표시 회사채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JP 모간의 레이 두디 레버리지 파이낸스 헤드는 “미국에 비해 유로존의 시장금리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이 때문에 유로화 표시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띄고 있고, 발행 규모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발행 금리는 최근 1.8%를 기록, 지난 6월14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투기등급 회사채 수익률 역시 이번주 6bp 내린 5%로 지난 5월2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월 미국 고용지표의 예상밖 호조에 따라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만4000건 증가해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2만건을 크게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연준이 중시하는 3개월 신규 고용 평균치가 20만건을 넘어선 만큼 QE를 축소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경기 현황에 대해 낙관적인 진단을 내리면서 유동성 위축에 대한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ECB는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추가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의 여지를 열어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