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속도조절…롯데, 출점 가속
[뉴스핌=김지나 기자] 최근 1여년 사이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잇따라 진출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서로 상반된 사업전략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사업에 나선 롯데는 ‘공격’모드로 점포수를 빠르게 늘려가는 반면, 지난해 시작한 신세계는 ‘관망세’를 견지하며 사업을 추스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5월 24일 홍대 부근에 드러그스토어 ‘롭스(LOHB'S)첫 점포를 연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 총 6개 점포를 개점한 상태다. 1호점인 홍대점을 시작으로 홍대역, 성대, 수유, 롯데잠실캐슬에 이어 최근에는 압구정역 인근에도 매장을 냈다. 지하철역이나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넘쳐나는 주요 상권을 속속 공략하고 있다.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롯데는 첫 점포 오픈 6개월 만에 6개 점포를 신규 출점한 것으로, 매달마다 평균 1개꼴로 문을 열며 사업확장에 불을 댕기고 있다. 롯데는 내달까지 추가로 4개를 더 오픈해 연내 총 10개 점포 개설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롭스 관계자는 “우선은 내년에도 비슷한 속도로 점포 수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 까지는 지하매장, 백화점 매장 등 다양한 상권에서 테스트를 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4월 ‘분스(BOONS)' 1호점 의정부점으로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돛을 올렸다. 그 이후 서울 명동, 홍대, 강남역, 부산 해운대(마린시티), 기장 신세계사이먼 아울렛 등에서 문을 열고 역시 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는 그러나 약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분스를 더욱 확장하는 방안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쇼핑몰 내 입점이 아닌, 가두점의 경우, 높은 임대료에 비해 아직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 초 이마트 바이어들이 CJ올리브영 같은 선발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분스 MD(상품구성) 개편 작업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 양대강자인 롯데, 신세계가 비슷한 시기에 신(新) 유통사업에 진출했지만 사업전략 방식은 확연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롯데가 다른 유통사업에서도 나타나듯이 경쟁사들에 비해 공격적으로 다점포 전략방식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신 성장 동력으로 삼은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두는 비중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투자비용이나 출점전략 등이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롯데는 드러그스토어 사업부를 별도조직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반면, 신세계는 이마트가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