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경제 지표 부진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연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을 더욱 강화했다.
유로존에서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주변국 국채가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 하락한 2.506%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2bp 하락한 3.599%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과 5년물 수익률이 각각 1bp와 2bp 내렸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라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안전자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미시건대/톰슨로이터가 발표한 10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 확정치는 73.2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77.5에서 상당폭 하락한 것으로,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75.0에도 못 미쳤다.
지난 1일부터 16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폐쇄 사태가 소비자심리에 타격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8월 도매재고가 0.5% 증가해 지난 1월 이후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0.3%를 웃도는 수치다. 자동차와 중장비 재고 증가가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
반면 내구재 주문은 9월 3.7% 증가해 2개월 연속 호조를 이뤘다. 내구재 주문은 전월 0.2%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전문가 예상치인 2.0%를 훌쩍 웃돌았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레이 레미 채권 헤드는 “미국 경제가 강하게 회복하는 신호를 엿보기 어렵다”며 "연준의 테이퍼링은 빨라야 내년 3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대다수의 응답자가 내년 3월까지 연준이 QE(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윌리엄스 캐피탈 그룹의 데이비드 코드 채권 트레이딩 헤드는 “연방정부 폐쇄 사태로 인해 당분간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연준의 QE가 축소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에서는 주변국 국채가 하락했다. 이탈리아의 소비자신뢰지수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락 압박을 가했다.
여기에 독일의 기업신뢰지수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상승한 4.22%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2bp 오른 4.16%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1.75%로 보합권에 거래됐다.
이날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이포가 발표한 10월 기업 경기신뢰지수가 107.4를 기록해 전월 107.7에서 하락했다.
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의 린 그레이엄 테일러 채권 전략가는 “경제 회복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독일 경제지표가 이를 확인시켜준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