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또 다른 분위기…재보선 등 정국혼란속 국감 집중도 약화"
[뉴스핌=김민정 기자] 다음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갑을관계와 일감 몰아주기 등이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또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가수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에 대한 활동방해 행위 등 한때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슈도 재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정위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공정위로부터 각종 자료를 제출 받아 국감서 중점적으로 추궁할 이슈들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정감사를 만들기 위해 국정감사 3대 의제를 선정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였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불공정기업에게 공정거래 심의위원회 또는 불공정행위 고충 처리센터의 설치, 상생협의체 구성, 사내 불공정행위자 징계, 피해자 배상 등을 제도화시킬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 SM-JYJ 등 갑을관계, 일감 몰아주기가 주요 이슈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실에서는 ‘일감 스와핑’을 주요 쟁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일감 스와핑은 대기업끼리 일감을 주고 받는 행위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를 피하려는 대표적인 ‘꼼수’로 알려져 있다. 김재경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법상 위법은 아니지만 공정경쟁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실에서는 또 담합 자진신고자에 리니언시와 엠네스티 플러스를 통해 과징금 등 각종 제재를 이중으로 감면 받는 사례들에 대한 문제도 지적할 예정이다. 리니언시와 엠네스티 플러스는 모두 담합 자진신고자에 대해 제재를 감면해주는 제도로 일부에서 이 두 가지 혜택이 중복되는 사례가 발견됐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SM의 JYJ 가수활동 방해와 관련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특히 민 의원 측은 이수만 SM회장과 JYJ 멤버들을 증인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것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지난 7월 SM과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문산연)이 JYJ가 2010년 앨범을 출시하고 가수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자 업계에 방송 섭외와 출연, 음반∙음원의 유통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연예활동을 방해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민병두 의원실 관계자는 “SM 측에서는 그런 적이 없고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관계자들을 불러서 문제제기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실에서는 이 밖에도 공정위가 조사해 온 수입차 수리비 부풀리기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대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서도 증인을 신청해 집중 조명할 방침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수입차 수리비 폭리에 대해서는 수입업체와 딜러사의 담합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실에서는 지난 상반기 대표발의 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할 계획이다. 이 개정안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중소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법에서는 지급보증을 다 해주도록 하고 있는데 실제로 ‘갑을관계’에서는 해주지 않는 게 절반이 넘는다”며 “의무적으로 기한을 정해서 지금 보증을 하도록 하면 공정위가 현장조사에서 따져 물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실에서는 보험사의 불공정약관에 관련해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보험사 쪽에서 불공정약관과 사례를 찾는 중”이라며 “아직 조사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지난해 국정감사와 또 다른 분위기
19대 국회의원들의 첫 데뷔무대나 다름없었던 지난해 국정감사와는 올해는 다소 다른 분위기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가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이 상대 당 후보의 검증의 장이 됐던 것과도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여∙야 3자 회담 결렬 등으로 지난해보다 일정이 미뤄진 상태고 국정원∙이석기 의원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태 등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열리는 데다 국정감사 기간 중 치러지는 10.30 재∙보궐선거로 의원들이 예년에 비해 국정감사에만 집중할 수 없는 여건이기도 하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여러 이슈들 때문에 일정이 늦춰지고 재∙보선이랑 겹쳐지면서 집중을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정무위의 첫 국감이어서 다소 서툰 면도 있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지난해에 4대강이 큰 이슈였던 데 반해 올해는 그렇게 큰 이슈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