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정부 폐쇄가 3일째 이어진 가운데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8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부채한도 증액 문제가 조속히 가닥을 잡지 못할 경우 달러화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가 0.32% 상승한 1.3622달러에 거래됐다. 달러/엔은 0.11% 내린 97.25엔에 거래,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상승했다. 유로/엔이 0.21% 상승한 132.48엔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18% 떨어진 79.76을 나타냈다.
워싱턴 정치권의 움직임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외환시장 변동성은 하락하고 있다.
JP 모간이 집계하는 선진 7개국(G7) 통화 변동성 지수는 8.61까지 하락, 지난달 18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버 아이시너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가 투자자들의 달러화 매수 및 포지션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며 “폐쇄 자체가 경제와 달러화에 악재인 것은 물론이고 미국 의회의 문제 해결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부의 9월 고용지표 발표 연기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000건 늘어난 30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31만5000건을 밑도는 수치다.
서비스업 경기는 둔화 조짐을 나타냈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이 발표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4를 기록해 전월 58.6에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57에 못 미치는 수치다.
웨스트팩 뱅킹의 리처드 프라눌로비흐 외환 전략가는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둘러싼 의회의 갈등이 유로화 대비 달러화 약세의 핵심 요인”이라며 “경제 지표보다 워싱턴 리스크가 달러화 움직임에 결정적인 변수”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정부 폐쇄가 3일째 이어진 가운데 부채한도 증액 협상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급속하게 번졌다.
미국 재무부가 직접 나서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협상 실패가 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사태가 글로벌 경제 회복을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로 인해 일부 이머징마켓 통화가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남아공 랜드화가 달러화에 대해 0.2% 하락했고, 멕시코 페소화와 브라질 헤알화 역시 각각 0.5% 내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