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출처:AP/뉴시스] |
지난 4월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이탈리아 연립정부는 최근 탈세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의원직 박탈을 두고 그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인민당(PDL) 소속장관 5명이 전원 사임하면서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이탈리아 내각은 유럽연합(EU)이 규정한 국내총생산(GDP) 3%의 재정적자 상한을 맞추기 위해 30억 유로 지출감축 및 증세안을 의결해야 하지만 PDL 측은 소비세 인상 등에도 강하게 반대하며 내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
정정 불안이 고조되면서 29일(현지시각) 엔리코 레타 총리는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긴급 면담을 갖고 신임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레타 총리는 또 기자회견을 통해 내달 2일경에 신임투표를 진행하고,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정국 혼란이 유로존 위기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면서 시장 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스피로 소버린스트래트지 담당이사 니콜라스 스피로는 “시장이 이탈리아 정국 마비에 익숙하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탈리아와 유로존 전반에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파브리지오 사코마니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정국불안 요인을 이미 시장에 반영했다면서 위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탈리아 경제 전망이 분명 개선되고 있고 시장은 이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시장의 믿음이 30일 개장 이후 확인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정국 혼란 여파에 8bp 오른 4.42%에 거래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