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HDX 두 제품 저가-고기능 출시..사용자들 상거래로 모이도록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아마존이 태블릿PC 시장에서 강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태블릿PC 자체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는 이를 통해 아마존이 하고 있는 핵심 비즈니스, 즉 전자 상거래로 고객들을 유인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영리한' 전략을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세계 태블릿PC 선적량. 초록색 선이 애플, 검은색 선이 삼성전자, 빨간색 선이 아마존의 선적량 추이를 보여준다.(단위는 백만대,출처=긱와이어) |
그러나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태블릿PC 시장의 3대 거물로 서고자 한다.박리다매로 고객들의 사용이 보편화되게 한다면 가능할 것이란 계산.
26일(현지시간) 공개된 킨들 파이어 3세대 제품은 '낮은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갖춤으로써 소비자들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킨들 파이어 HDX'는 7인치 짜리와 8.9인치 짜리다. 가격은 각각 229달러, 379달러에서 시작한다. 우리 돈으로 약 25만원, 41만원대에 시작하니 애플과 소니 등 경쟁사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 '메이데이(Mayday)'로 불리는 실시간 고객 서비스도 지원한다. 기존의 킨들 파이어 HD 제품 가격도 내렸다. 139달러부터 구입할 수 있다.
이를 소개하기 위해 이틀간의 미디어 설명회를 가진 제프 베조스 CEO는 "우리의 전략은 최고급의 제품을 최고가가 아닌 가격에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기기를 팔아서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기를 이용함으로써(전자책이나 음악, 상품 등을 사도록 하는 것을 의미) 돈을 벌고자 한다"고 밝혔다.
매셔블(Mashable)과의 인터뷰에선 이런 말도 했다. "킨들 파이어로 사람들을 놀래켜주려는 의도는 없고 그걸 자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저녁을 먹을 때 스위스 군용칼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
새로운 킨들 파이어 제품을 보여주고 있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출처=매셔블) |
포레스트 리서치의 사라 로트만 엡스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킨들 파이어 신제품은 기술에 대해 관심이 덜 한 일반인들에게까지 폭넓게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메이데이란 실시간 서비스가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된다는데 집중했다.
지난 2011년 나온 킨들 파이어는 기존의 흑백 킨들이 전자책 리더기에만 머물렀던 것과 달리 웹 서핑, 전자 상거래 등이 가능한 태블릿PC로 업그레이드됐고, 이것이 자신들의 전통적인 유통 기반을 훼방한다고 본 월마트와 타겟 등의 유통사들이 킨들 파이어를 판매하지 않기로 하는 등 홍역을 치러야 했다. 베조스 CEO는 비즈니스위크(BW)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 닷컴이나 2만여개의 소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아마존이 하드웨어 사업으로 이윤을 내는데 관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실리콘밸리 '랩126(Lab126)'이란 법인을 설립하고 각종 기기들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스트리밍으로 동영상이나 음성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셋탑박스라든지 3D 스크린 등이 여기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베조스 사재로 인수한 워싱턴포스트(WP)와 킨들 파이어와의 관계에 대해선 "태블릿PC가 신문의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신문에 큰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WP는 내가 산 것이며 아마존의 입장에선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선을 그었다.
ABC와의 인터뷰에선 이렇게 말했다. 아마존의 핵심 사업전략들이 WP쪽으로도 적용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고객 중심주의,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자 하는 의지, 인내하는 의지, 협업을 하는 것 등은 그럴 것"이라면서 "이 원칙들은 많은 산업들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