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예상밖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연기 소식에 달러화가 3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0억달러 내외의 자산 매입 축소를 겨냥, 투자자들이 수개월 동안 달러화 상승에 베팅한 만큼 하락 압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09% 급등한 1.3505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1.33달러 선에서 움직였던 환율은 연준 회의 결과 발표 이후 급등했다.
달러/엔은 1.01% 내린 98.13엔을 나타냈다. 장중 환율은 97.87엔까지 밀렸다. 달러 인덱스는 1.09% 급락한 80.26까지 미끄러졌다.
유로/엔은 132.47엔으로 0.04% 소폭 올랐다.
지난 5월 하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의사를 밝힌 이후 외환시장 투자자들은 달러화 상승에 적극 베팅했다. 때문에 이날 회의 결과가 적잖게 충격이라는 의견이 꼬리를 물었다.
연준은 최근 미국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비전통적 통화정책에서 한 발 물러날 정도로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테이퍼링 연기의 배경을 밝혔다.
이날 연준 정책위원들은 첫 금리인상 시기를 2015년으로 예상했다. 단 한 명의 위원이 2016년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또 2016년 실업률이 5.4~5.9%로 하락하는 한편 성장률이 2.5~3.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인플레이션은 1.7%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게인 캐피탈 그룹의 에릭 빌로리아 전략가는 “연준 회의 결과로 인해 당분간 달러화는 매도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자들 대다수가 자산 매입 축소를 예상한 만큼 최근 달러화가 상승분을 토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즈호 은행의 사이린 하라질리 전략가는 “9월 테이퍼링 시행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며 “연준의 결정에 외환시장이 실망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BNP 파리바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 외환 전략가 역시 “투자자들이 연준의 비둘기 파 발언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날 결과는 전혀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움직임에 강력한 하락 압박을 받았던 이머징마켓 통화가 상승 열기를 과시했다.
브라질의 헤알화가 달러화에 대해 2.80% 랠리했고, 멕시코 페소화 역시 1.80% 뛰었다. 남아공의 랜드화는 2.13%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