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내부유보금 쌓이면서 자금조달 필요성 떨어져
[뉴스핌=김선엽 기자] 기업은 돈이 남아돌고 가계는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탓이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 기업들은 '자금부족' 상태에서 오히려 '자금잉여' 상태로 전환됐다.
반면 가계의 부채는 완만하게나마 증가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에 따르면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전분기 7조5000억원보다 크게 감소한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카드사태 여파로 기업의 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됐던 2004년 4분기 7000억원 이후 최소 규모다.
자금과부족은 일정 기간 중 해당 경제주체의 금융자산에 대한 자금운용액에서 부채를 통한 자금조달액을 차감(자금운용-자금조달)한 것이다. 통상 가계가 저축을 통해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고 기업은 자금을 조달한다. 기업의 자금운용 규모가 자금조달액보다 큰 것이 우리 경제의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그러나 최근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내부유보금을 크게 늘림에 따라 자금부족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만큼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만을 분석할 경우 지난 2분기 3조8000억원의 자금잉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잉여 상태는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자료:한국은행> |
이에 금융부채는 전분기보다 25조1000억원 증가한 1182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설비투자는 감소한 반면 민간의 소비지출은 증가하면서 기업은 자금부족 규모가 감소하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자금잉여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