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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인사이트] '탐욕'이라는 전차와 '대출'이라는 마약

기사입력 : 2013년09월11일 18:09

최종수정 : 2013년09월24일 10:29

이경호 사회부동산팀장
[뉴스핌=이경호 기자] 정부가 내놓은 전월세 안정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아파트를 사려는 문의가 늘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 중개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분양 주택도 오랜 만에 수 십채씩 팔리고 있다고 건설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한 부동산 정보제공업체가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을 사겠다는 응답이 60%를 넘었다. 그래도 집을 안사겠다는 응답의 약 3배에 달했다. 얼어 붙었던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징후다.

하지만 전세난은 해결될 기미가 없다. 전셋값은 뛰고 서민들은 전셋값이 싼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아직도 주택 매수자보다 전세로 눌러 앉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게다. 

언제쯤이면 정부가 바라는 대로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설까. 매매와 전세수요가 균형을 잡는 때는. 언제쯤 건설사들은 안정적으로 집을 지어 팔고 서민들은 값싼 전셋집에 살면서 내집마련이라는 꿈을 키울 수 있을까.

앞으로 대한민국에선 이런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소득에 비해 주거비가 너무 높아져서다. 이제 월급쟁이들은 수 십년간 돈을 모아도 4명의 가족이 살 수 있는 전용면적 기준 85㎡짜리 아파트도 장만하기 어렵다.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폭락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월급으로는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생계비, 교육비, 통신비, 교통비 등이 소득의 절반을 훌쩍 뛰어 넘어 오로지 집을 장마하는 데 돈을 쓸 수도 없다. 실질소득은 디플레이션되는 데 물가는 인플레이션되니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진다.

급기야 일부지역이기는 하지만 전셋값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월급에 목을 멘 서민은 꿈도 꿀 수 없는 돈이다. 몇 억원 짜리 전세금 마련도 쉽지 않다. 이제 빚을 내 전세금을 치뤄야할 처지다. 전세금을 꾸기도 어려운 사람은 매달 사채업자에 고리떼이듯 수 십만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정부가 강제로 집값을 끌어 내릴 수도 없다. 또 MB정부 때처럼 집값의 하락을 유도하면 집이 안팔려 '하우스푸어'가 생기고 전셋값이 치솟는 부작용이 생긴다. 소득이 쫓지 못하는 주거비를 결국 참고 살 수밖에 없는 '고난의 시대'가 된 것이다. 

정부가 지금처럼 돈을 빌려주거나 세금을 조금 깎아 주는 것도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언발에 오줌누기'에 지나지 않는다. 어차피 평생 돈을 빌려 쓸 수도 없다. 높은 주거비를 해소하는 해법이 역설적이게도 집값에 있지 않은 셈이다. 

높은 주거비로 발생하는 문제를 푸는 실마리는 소득에 있다. 집값보다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은 줄어든다. 우리는 지난 1970~80년대 수출로 소득이 급증할 때 황홀한 경험을 했다. 중동에서 벌어온 돈으로 빚을 내지 않고도 집을 장만하고 자식들 대학도 보냈다.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빚을 내지 않으면 월급만으로는 집도 자동차도 내것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추세로 보면 주거비보다 소득이 더 빨리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생산하고 남은 자본의 잉여가치를 모두 가지려는 가진 사람들의 탐욕 때문이다. 수출로 떼 돈을 벌어도 일자리와 월급은 크게 늘지 않는다. 이른바 '낙수효과'는 정부, 기업인, 정치인의 거짓말이 된 지 오래다. 벌어들인 돈은 윗 층에 고이고 대중의 삶은 고단해졌다.

그렇다고 경제민주화나 복지 카드로 탐욕에 뿌리른 둔 '부의 편중 및 집중' 현상을 완전히 해소할 수도 없다. 부의 편중과 집중은 자본주의 경쟁력의 원천이자 생존원리이기 때문이다. 유럽처럼 자본주의에 복지를 억지로 끼워 맞춰 얇은 소득을 메워주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나태, 도덕적해이, 비효율이 국가의 재정마저 흔든다.

탐욕은 부를 창출하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인 '보이지 않는 손'을 망가뜨린다. 공급과 함께 가격을 결정하는 소비축은 무너진다. 주택 뿐 아니라 각종 공산품과 서비스 판매가 위축된 지 이미 오래다.

지난 MB정부 들어 더욱 내수가 취약해진 것은 인구가 규모의 경제에 못미치기 때문 만은 아니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같은 심리적 요인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소득과 자산에 의해 소비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수가 안되니 기업도 수출에 목을 멜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러니 환율, 금리, 외국 경기와 같은 외생 변수에 한국경제는 요동친다.

노동자들이 물건을 사지 못하면 자본가는 돈을 벌지 못한다. 제품을 살 수 있도록 적당히 이윤을 나눠야 자본가도 돈을 벌 수 있다. 적절한 분배에 의한 공생이 생존의 필요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탐욕이라는 전차'는 멈추지 않을 기세다. 

탐욕이 공생으로 바뀌지 않는 한 대중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서민들은 "집이 소유의 수단이 아니라 거주의 수단"이라는 그럴 듯한 말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집주인이나 은행에 꼬박꼬박 월세를 낼 수 있다는 것만이라도 감사해야 할 지도 모른다.

정부의 의도대로 대출을 늘려 주택시장의 정상화, 즉 주택거래를 잠시 동안이나마 늘릴 수는 있다. 하지만 미래소득까지 넘어서는 대출은 부실의 족쇄가 된다. 대출이 부족한 소득과 자산을 영원히 메워줄 수는 없다. 대출이라는 마약으로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영원히 보장할 수 없다.

[뉴스핌 Newspim] 이경호 기자 (victori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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