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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MB정부가 만든 집값 '트라우마'..정부 스탠스는?

이경호 사회부동산팀장
[뉴스핌=이경호 기자] 차기 박근혜 정부가 거래활성화를 위해 주택을 구입할 때 납부해야 하는 취득세를 50% 감면하는 법안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세금을 내려 주택거래를 일으켜보자는 취지다.

거래, 즉 시장기능을 정상화시켜 부도위기에 선 기업을 살리고 자산가치 하락으로 고통을 받는 소비자를 구제하는 한편 자산가치를 올려 소비력을 회복시키고 세수도 확보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조심스런 분위기다. 박 당선인 뿐 아니라 대통령직 인수위원들도 조세감면을 언급하면서 한결같이 "집값이 급등할 일은 없다"는 말을 전제로 제시한다. 참여정부 시절 정부의 온갖 처방에도 집값 상승이 멈출줄 몰랐던 '정책실패'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참여정부 시절 집값 급등으로 생긴 '트라우마'인 셈이다.

집값은 오르면 안되는 일일까? 집값은 계속 떨어져야 하나? 다수 국민의 의견은 엇갈린다. 주택은 생존에 필수인 재화이니 집값이 낮을수록 좋다는 주장이 많다. 반면 주택 역시 자산이니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해 일정 정도는 올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는 특히 의견이 상충된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을 택한 우리는 이미 집값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집은 거주수단이면서 현실적으로 자산보존, 더 나아가 자산의 증식수단이 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집을 사서 돈을 번 사람들 얘기에 부러운듯 귀를 쫑긋 세우고 고위 공직자 선출때에는 주택보유 내용을 샅샅히 파해칠 정도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산보존 수단으로써 주택의 기능은 흔히 간과한다. 주택은 샐러리맨으로 통칭되는 범인들의 유일한 자산보존 수단이다. 수 천 만원대의 학비와 억대 주거비를 십여 년 이상 손수 마련해야 하는 대다수 범인들은 저축할 여유가 없다. 때문에 "30년 직장생활을 해서 겨우 아들, 딸 대학보내고 딸랑 아파트 한 채 남았다"는 샐러리맨의 푸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들에게 아파트는 생존수단이면서 평생 모은 자산의 보존수단인 셈이다.

자산보존 수단으로써 주택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집값은 최소 물가상승률 만큼은 올라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최근 10년간 극과 극을 경험했다. 예컨대 지난 MB정부 5년간 서울 주택값은 평균 3.9% 상승했다. MB정부 5년간 3억원짜리 아파트가 3억1170만원이 된 것이다. 하지만 같은기간 16.7% 뛴 물가를 감안하면 이 주택을 보유한 사람의 실질적인 자산은 2억6160만원으로 3840만원 줄어든 셈이다. 실질가치로 보면 MB정부 5년간 집값이 16.7%, 즉 연평균 3.34%씩 올랐어야 소위 말하는 본전이 되는 것이다.

반면 이에 앞선 참여정부 시절에는 서울 집값은 5년간 평균 36.1% 상승했다. 그러나 당시 오른 물가(14.6%)를 감안하면 서울 집값은 실질적으로 21.5% 상승한 셈이다. 5년간 매년 4.3%씩 오른 것이다. 3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던 사람의 실질자산이 3억6450만원이 된 것이다.

실질가치로 보면 최근 10년간 서울 주택의 가치는 평균 8.7% 상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복지를 주장한 참여정부 때엔 실질가치가 21.5% 올랐으나 시장원리를 강조한 MB정부 시절 가치가 12.8% 하락했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예금이자 평균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0.87%에 불과하다. 자산보존 수단으로 주택을 보유했던 다수 샐러리맨들은 지난 10년간 실질적으로 큰 손해를 본 것이다.

이런 틀에서 보면 이번 대선에서 50대들이 '형평'을 강조하는 문재인 후보보다 유연한 정책을 시사했던 박근혜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는 주장은 무리하지만 이해는 할 수 있다. 자신이 평생 벌어 장만한 유일한 재산을 축낼 사람을 대통령으로 택할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집값으로 보면 각각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야기한 참여정부와 MB정부는 실패한 정부라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집값의 관리능력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귀착될 수 있다. 가격은 거래, 즉 수요와 공급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박정부는 현재 집값이 다른 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인식하면 적정 범위안에서 서서히 집값을 끌어 내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의 자산보존 가치를 인정한다면 최소 물가상승률 범위 안에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도록 적절히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박 정부는 관련 정책은 물론 집값 향배에 대한 정확한 스탠스(입장)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다.  정부의 스탠스는 무척 중요하다. 정부 입장에 따라 정책이 바뀌고 수요자가 동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박정부에서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집값이 지속 하락하면 저성장 국면과 맞물려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이 우려를 넘어 현실이 될 수 있다. 일본식 장기불황을 피하기 위해 박정부는 무엇부터 해야할 것인가.


[뉴스핌 Newspim] 이경호 기자 (victori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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