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 기관들, 유럽 증시에 650억弗 베팅"
[뉴스핌=우동환 기자] 유럽 경제가 채무 위기 공포에서 벗어나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외부에서 투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유럽 증시로 들어온 투자금은 지난 1977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유럽 회사채 시장 역시 활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자 파이낸셜 타임스는 골드만삭스의 유럽 전략팀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연기금을 포함한 미국 대형 투자자들은 유럽 증시에 총 65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면서 유럽 시장을 바라보는 미국 투자자들의 시선도 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에디 퍼킨스 글로벌 증시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적 요인이 유럽의 좋은 투자처로 만들고 있다"면서 "우리는 유럽 증시가 회복세를 따라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HSBC의 로버트 파크스 증시 전략가 역시 "기업실적 측면에서 업사이드 서프라이즈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럽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HSBC 측은 유럽 증시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7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장기 평균과 비교하면 아직 15%가량 저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 주요 증시는 2012년 6월 이후 지금까지 2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FTSE 100 지수> |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과 신흥시장의 동요, 유로존 일부 국가들의 채무문제 등 아직 위험 요인도 남아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유럽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편,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유럽에서 총 39개 기업에서 회사채가 발행되는 등 시장 규모도 약 290억 달러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한산한 여름 시즌이라는 점에서 가파른 성장세라는 분석이다.
바클레이즈의 마르코 발디니 전략가는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금리 상승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발디니는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금리 상승 전망과 함께 시리아 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향후 채권시장에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한 긴장감도 줄어들었으며 유럽 은행들이 자본 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줄이고 있는 점도 회사채 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