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들어 유럽 증시가 글로벌 증시 상승폭의 절반 가량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미국과 아시아에 대해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이 크게 부각되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로 스톡스 500 지수는 7.2% 상승했다. 향후 12개월 기업 이익 전망치의 12.5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는 셈이다. 이는 부채위기가 크게 고조됐던 2009년에 비해 6.7% 낮은 수치다.
반면 10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는 미국의 S&P500 지수는 15.3배에 거래되고 있고, 고강도 부양책에도 디플레이션 탈출 여부가 불투명한 일본의 토픽스 지수는 14.2배를 기록하고 있다.
월가의 투자은행(IB)은 유럽 주식의 저평가 매력이 상당히 크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유로존 경제가 2분기 침체를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올해와 내년 유로존 기업의 이익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JP 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케리 크레이그 시장 전략가는 “앞서 유로존 경제가 회복 기조를 보였을 때보다 주가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황”이라며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14명의 전략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연말까지 유럽 증시가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0.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AMP 캐피탈 인베스터스의 네이더 나이미 자산배분 헤드는 “미국 증시의 경우 호재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지만 유럽은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며, 주가 반영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는 기업 이익 증가가 경제지표 개선에 후행하는 경향을 보이며, 따라서 연말과 내년 초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로존 주변국의 고강도 긴축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 지출을 필두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투자가들은 예상했다.
한편에서는 유럽 증시의 저평가 매력에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UBS의 안드레스 호퍼트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종료되지 않았고, 실물 경기 역시 여전히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못했다”며 “여기에 독일 총선을 둘러싼 정치 리스크가 맞물려 있어 밸류에이션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럽보다 미국 증시가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