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 투기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가 수익률에 목마른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는 투기등급의 유럽 기업들이 낮은 조달금리, 풍부한 유동성, 다양한 투자자 구성 등의 장점을 자랑하는 미국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미국 내 유럽 정크본드 발행액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서 발행된 유럽 정크본드 규모는 올 들어 현재까지 70% 가까이 늘어 사상 최대 수준인 290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서 발행된 유럽 회사채 전체 규모도 올 들어 11% 늘어난 1060억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ABN암로 채권담당 로엘 반호른은 “미국이 유럽보다 리스크 선호 심리가 강력하다”면서 “미국 경제가 강력해지고 있는 만큼 미국 채권에서 ‘리스크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전망이 불확실한 유럽 기업들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미국의 채권시장 전반이 지난 6월 급격한 매도세를 보인 뒤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유럽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정크본드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수 개월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발행 급증이 즉각적인 유로존 붕괴 리스크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유로존의 지지부진한 성장세는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BS증권 거시 신용전략가 에드워드 마리난은 “미국 성장세가 개선되고 있어 이는 높은 수익률의 미국 회사채에 우호적 환경”이라면서 “반면 유럽 경제상황은 강력하지 않고, 지역 전반적으로 고르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크본드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은 주로 몸집이 작은 회사들인데, 투자자들은 이들이 어느 국가 기업들인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FT는 올해 미국 채권시장에서 정크본드 발행규모 최대를 자랑한 유럽 국가들은 영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아일랜드 등이고, 분야는 통신, 금융, 금속, 전자제품 등 다양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