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기대가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지만 진짜 승기는 유로화가 쥐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이머징마켓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유로존으로 밀려들어 외환 트레이더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위기 상황이 불거질 때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시장 자금이 몰려들었던 과거와 달리 7월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7월 이후 유로화가 달러화에 비해 4% 이상 상승했다. 이머징마켓의 통화와 채권, 주식에서 발을 뺀 자금이 달러화보다 유로화로 밀려들었다는 얘기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연초 이후 16% 급등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으로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증시는 상대적인 수익률이 떨어진 만큼 리스크 부담이 낮은 데다 2분기 경기 침체 탈출과 경제지표 개선이 유로화 및 유럽 자산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화와 유로존 500개 종목을 추종하는 뱅가드 FTSE 유럽 상장지수펀드(ETF)의 상관관계에서 이 같은 정황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유로호화 ETF는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나 지난 6월부터 양의 상관관계로 돌아섰고, 지난주 0.93으로 정점을 찍었다.
특히 연준이 QE 축소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6월 하순 이후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유로화의 추가적인 강세를 점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뱅가드 FTSE ETF와 미국 10년물 국채의 상관관계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고 WSJ은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6월 하순 이후 강하게 상승 추이를 보이는 상관관계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달러화의 중장기적인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준이 QE 축소에 나설 경우 달러화가 단기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질적인 반사이익은 유로화가 볼 것이라고 WSJ은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