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환전소 모두 '피해자'
[뉴스핌=박기범 기자]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여행, 유학 수요 시즌을 맞아 환전 수수료 인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부 우수고객에게만 주던 기존의 환전 수수료 우대 서비스를 최근에는 이벤트성으로 방학 등 여행이 많은 시즌에는 전 고객에게 확대 실시하고 있다.
일부 우수고객에게만 주던 기존의 환전 수수료 우대 서비스를 최근에는 이벤트성으로 방학 등 여행이 많은 시즌에는 전 고객에게 확대 실시하고 있다.
환전 이벤트와 관련해 은행 관계자들은 "서비스적인 차원이다"라며 "시중 은행들이 유학, 여행이 많은 지금 시점에는 으레 하는 이벤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환전 이벤트로 은행과 환전소 모두 울상이다. 은행은 환전 수익이 줄어들어 새로운 수익성 채널을 스스로 없애는 셈이고, 환전소와 같은 한계기업엔 발길이 끊기기 때문.
올 여름 환전 이벤트를 하는 주요 은행들 |
은행 관계자는 "다들(타 은행들이)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하다 보니 환전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고객들 입장에선 은행이 고객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시중은행들이 꾸준히 환전 이벤트를 하다 보니 오히려 환전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소홀한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 '잘해야 본전'인 상황이다.
직격탄은 환전소가 맞고 있다. 수요가 거의 일정한 환전 시장에서 고객을 빼앗겨 궁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직격탄은 환전소가 맞고 있다. 수요가 거의 일정한 환전 시장에서 고객을 빼앗겨 궁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환전 이벤트 이후 환전소와 시중은행 사이의 환전 수수료는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환전소와 환전 이벤트를 한 시중은행 사이에서 달러매입(고객기준) 환전 수수료를 비교할 때 환전소가 더 비싼 경우도 있다.
환전 이벤트 할인율을 적용해 8일 종가기준 원/달러 환전 스프레드는 7.8원 정도로 달러매입시 일부 환전소의 수수료를 하회했다. 이는 시중은행의 환전 스프레드는 중위값인 1.75%, 달러 환전 수수료 할인율은 우수고객 혜택을 제외한 평균인 60%로 가정했다.
게다가 근접성에서 시중은행들에 밀리는 환전소를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환전소 관계자는 "원/달러가 내리고 있어 손해보는 것도 죽겠는데 대목마다 은행들이 환전 이벤트를 하니 우리는 살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뉴스핌 2013년 7월 17일자 기사 참고>
그는 이어 “파리바게뜨 같은 프렌차이즈에 대항해 동네 빵집은 보호하면서 우리에겐 아무것도 해주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자금력, 편리함 등에서 은행에 뒤지는 환전소와 은행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될 수 있다. 은행이 수수료를 인하해 환전소와 가격 경쟁을 한다면 환전소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 역시 수익성 제고를 위해 수수료 현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대마진에 의존한 경영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이자이익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금융위기 당시 2009년 2분기에 기록한 1.72%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수수료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요구된다"는 말도 이 같은 열악한 금융환경을 의식해 나온 말이다.
예대마진 이외 특별한 수익 사업이 없어 수익이 급감한 은행, 손님을 빼앗겨 텅텅빈 환전소, 마지막으로 환전 수요자 모두 웃을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에서 최 원장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
환전 이벤트 할인율을 적용해 8일 종가기준 원/달러 환전 스프레드는 7.8원 정도로 달러매입시 일부 환전소의 수수료를 하회했다. 이는 시중은행의 환전 스프레드는 중위값인 1.75%, 달러 환전 수수료 할인율은 우수고객 혜택을 제외한 평균인 60%로 가정했다.
게다가 근접성에서 시중은행들에 밀리는 환전소를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환전소 관계자는 "원/달러가 내리고 있어 손해보는 것도 죽겠는데 대목마다 은행들이 환전 이벤트를 하니 우리는 살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뉴스핌 2013년 7월 17일자 기사 참고>
그는 이어 “파리바게뜨 같은 프렌차이즈에 대항해 동네 빵집은 보호하면서 우리에겐 아무것도 해주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자금력, 편리함 등에서 은행에 뒤지는 환전소와 은행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될 수 있다. 은행이 수수료를 인하해 환전소와 가격 경쟁을 한다면 환전소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 역시 수익성 제고를 위해 수수료 현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대마진에 의존한 경영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이자이익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금융위기 당시 2009년 2분기에 기록한 1.72%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수수료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요구된다"는 말도 이 같은 열악한 금융환경을 의식해 나온 말이다.
예대마진 이외 특별한 수익 사업이 없어 수익이 급감한 은행, 손님을 빼앗겨 텅텅빈 환전소, 마지막으로 환전 수요자 모두 웃을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에서 최 원장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