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품귀현상…일본인·중국인도 달러만 찾아"
[뉴스핌=박기범 기자] #1 “5만원 어치만 달러로 바꿔주실 수 있나요?” “최근 환율이 떨어져서 은행만큼 마진 뗍니다”
최근 환전상들은 널뛰기 환율 때문에 울상이다.
기자가 여덟군데 남대문 환전상에서 5만원을 달러로 바꾸려고 했지만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거절당했다. 한 곳마저도 은행 수수료를 주지 않는 이상 바꿔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냈다.
지난 6월 20일(이하 국내시각 기준) 양적완화를 연내 축소할 것이란 미 연방준비제도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 후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하며 약 35원 가량 뛰었다. 이에 환전상들은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란 연이은 기대와 함께 저점매수를 기대하며 미리 달러를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 11일 버냉키가 양적완화 연내 축소에 대해 신중한 반응으로 돌아서며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 대비 약 45원가량(16일 기준)빠지자, 환전상들은 달러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탓에 가지고 있는 달러마저도 쉽사리 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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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환전소 업자 중에서도 을은 요새 달러를 통 쥘 수가 없어...일본인, 중국인들도 다들 달러로 바꿔서 가려고만 한다니까”
환전상들은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 후반까지 떨어지자 외국인들이 달러로 환전만 요구해 또 한 번 울상이다. 일본인들은 엔화 약세를 예상하면서 일본으로 돌아갈 때 엔화보다 달러로 바꿔 환차익을 노리고 있고, 중국인들도 위안화 절상 폭보다 미 달러의 절상 폭이 더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환전상에서 미 달러가 동난 또 다른 이유는 이슬람의 독특한 문화인 라다만 기간이 7월 9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환전상 A씨는 “원래 인천 쪽에서 달러가 많이 들어온다”며 “중동 얘들이 자동차를 달러로 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술, 담배 등 절제가 요구되는 라마단 기간이 시작된 다음부터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 버냉키 의회 증언 관전 포인트는 'QE축소 타이밍'
“일단은 지켜볼 수밖에 없어요. 버냉키의 입을 예상하다가 얼마나 호되게 당했는지..”
17일 기자와 전화통화를 한 시중은행 A 트레이더의 반응이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 통화가 버냉키의 입을 주목하며 제한된 움직임만 보였다. 여전히 3분기 혹은 연내 축소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태지만 양적완화와 관련한 버냉키의 입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5월처럼 Q&A시간에 나온 뜬금없는 대답이 나올 수도 있고, 6월 FOMC회의 후 기자회견에서처럼 구체적인 대답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1160원에서 1130원 선으로 되돌림이 일어난 환율은 20원 가까이 끌어올린 7월 고용지표 호조에 대한 해석 역시 분분하다.
고용지표가 회복 속도가 가파르기에 3분기에 축소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장기 취업자가 아닌 단기 파트타임에서 고용이 크게 늘어나 진정한 경기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환율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닥친 2011년 4분기 이후 최고의 변동성 장세였다. 등락을 거듭한 원/달러가 진정될 것인지 아니면 또 한 번 변동성이 큰 널뛰기 장세가 펼쳐질지 18일 새벽 버냉키의 입에 달려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