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충무로의 루키 허정(32) 감독의 첫 장편영화 ‘숨바꼭질’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영화 개봉(14일)을 열흘 정도 앞두고 만난 허정 감독은 영화 공개를 앞둔 감독 누구나 그렇듯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젊은 신인답게 영화에 대한 자신감도 가득했다.
“일단은 (영화를)재밌게 봤다는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에요. 과연 관객이 주인공에 몰입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좋은 반응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 많은 분이 몰입을 했다는 거잖아요. 영화도 제 나름대로 만족스럽게 나왔고요(웃음).”
‘숨바꼭질’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겪어봤거나 혹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숨바꼭질 괴담’을 모티브로 했다. 단편영화를 거쳐 첫 상업영화 ‘숨바꼭질’을 연출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실제 상황이란 착각이 드는 흡인력 있는 시나리오는 ‘숨바꼭질’의 최고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태프들과 주연 배우들 역시 신예 감독과 손잡은 가장 큰 이유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꼽은 바 있다.
“사람들이 최근에는 현실적인 부분들에 불안감을 느끼더라고요. 제가 공포 이야기나 괴담에 관심이 많아요. 스릴러 장르에도 관심이 있고요. 그래서 이런 호흡을 가진 긴장감 있는 영화를 한 번 정도 만들고 싶었어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도 됐죠.”
허 감독은 단편 영화 ‘저주의 기간’(2010) ‘주희’(2013)로 흥행 감독의 등용문인 ‘미장센 단편 영화제’에서 2회 연속 수상하며 연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숨바꼭질’로 첫 장편영화에 도전했다.
“일단 장편과 단편은 호흡이 달라요. 단편은 짧은 순간을 담고 영화 길이도 짧죠. 그런데 장편은 두 시간가량 되니까 캐릭터의 감정이나 각 장면의 중요도를 큰 그림 속에 배치해야 해요. 큰 그림을 그려가면서 이 부분이 영화의 어떤 지점인지, 여기서는 어떤 부분에 힘을 쏟아야 하고 배우의 감정은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죠.”
극을 이끌어 나가는 배우 삼인방 손현주, 문정희, 전미선은 ‘숨바꼭질’ 프로모션 공식 석상에 서면 언제나 허 감독의 이중적(?)인 반전 매력을 추켜 세웠다. 한없이 유한 사람 허정은 촬영장에서 엄격하고 프로정신이 강한 감독으로 통한다.
“제가 (촬영장 모습과)다른 거 같지 않아요(웃음). 현장에서 하는 이야기를 배우들이 불편해했으면 저도 부탁을 못했을 거예요. 다행히 세 배우 다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또 제가 현장 분위기 띄우는데 재주가 없는데(웃음) 손현주 선배나 문정희 선배가 분위기를 많이 풀어줬어요. 첫 장편영화라 영화 쪽으로만 집중했었거든요. 그래서 현장을 크게 보지 못한 점은 아쉽기도 해요. 여러모로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죠.”
요즘 영화계는 박빙의 대결이 계속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설국열차’가 무서운 속도로 흥행 질주 중이고 하정우를 원톱으로 내세운 ‘더 테러 라이브’가 그 뒤를 바짝 쫓고있다.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감기’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첫 장편 데뷔작부터 대작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기에 부담감도 클 터. 하지만 허 감독은 당당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숨바꼭질’만의 장점이 있어요. 다른 한국영화들이 많이 나왔지만 ‘숨바꼭질’을 좋아하는 관객층하고는 취향이 많이 달라요.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있어요. 물론 부담감이 있죠. 하지만 다른 영화와의 경쟁에 대한 부담이라기보다는 첫 영화라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하는 부담이에요. 다들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어요(웃음).”
허정 감독이 말하는 ‘숨바꼭질’의 감상 포인트는? 허정 감독은 현시대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귀신이 아닌 나를 지켜본 누군가라고 말한다. 그는 ‘숨바꼭질’을 통해 현실적인 두려움에서 오는 새로운 공포감을 선사한다. “다양한 재미를 주려고 했어요. 공포적인 느낌도 있지만, 추격전을 통해 누군가를 쫓는 거에 대한 재미도 주려고 했죠. 노력한 만큼 관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특히 생각했을 때 자기가 불안하다고 생각되는 것들, 그런 요소들을 반영하려 했죠. 누가 어디서 나타난다는 지와 같은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놀라거나 무서운 거에 대해서 기대를 하고 본다면 더 재밌을 거예요.” |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