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환율 잡고 부동산 과열도 억제
[뉴스핌=권지언 기자] 인도네시아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물가 압력에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6.5%로 종전보다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인상폭인 25bp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지만 지난달 보조금 축소로 연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영향에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5.9%로 1분기의 6.0%에 비해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6월에 1.03%를 기록한 월간 물가 상승률은 7월에 2.38%까지 오르면서 연료 가격 상승의 영향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1년 1월 7.02%로 고점을 찍고 지난 2년 동안 4.57% 수준까지 떨어졌던 인도네시아 물가는 다시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으로, 중앙은행은 앞서 6월에도 금리를 25bp 인상한 바 있다.
중앙은행은 은행간 콜금리인 FASBI 역시 4.75%로 50bp 인상했다.
인도네시아의 금리인상은 또한 자국통화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981억달러로 5월의 1051.5억 달러에서 급감했는데, 이는 외국인들이 현지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고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지난 6월 1만 루피아를 넘어섰던 달러/루피아 환율은 2년 만에 단행된 깜짝 금리인상에 9800루피아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1만 루피아 부근까지 상승했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환율은 9700루피아 부근에 머물렀다.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것도 금리인상의 배경에 포함됐다고 중앙은행은 설명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네시아의 금리 인상은 금리를 동결하고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한 한국과 일본, 13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말레이시아와 지난 수요일 금리를 동결한 태국 등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중에는 브라질이 중앙은행이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8.5%로 50bp 인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