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관측 속에 아시아 채권시장에 투매 움직임이 등장, 일부 국가들이 개입에 나서 주목된다.
12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정례 통화정책 회의 개최를 이틀 앞둔 시점에 이례적인 채권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 또 루피아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대규모 달러화 매도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전날 루피아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머니마켓의 콜수신금리(FASBI)를 4.2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전격적인 조치를 취한 뒤의 일이다.
콜수신금리는 중앙은행이 상업은행들이 예치한 콜 자금에 대해 지급하는 이자율로 기준금리에 비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편이다. 현재 5.75%인 인도네시아 기준금리는 목요일 회의에서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인도네시아(BI)는 이날 결정과 관련된 성명을 내고 "최근 루피아화 평가절하 이후 통화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이례적인 개입은 최근까지 아시아 고수익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던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에 대한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재무부의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5일 사이에 루피아화 표시 국채 보유액을 5조 6700억 루피아 줄였다. 최근 2주 사이에 인도네시아 현지주식도 14조 루피아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루피아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로 3.5% 평가절하됐다. 이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5월부터 환율 급상승을 막기 위해 달러화 매도 개입을 실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뱅크인도네시아는 5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1050억 달러로 한 달 사이에 23억 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인도 정부는 루피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태국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자국시장에서 자금유출과 함께 바트화 약세가 전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중반 이후 대량의 외국계 자금이 유입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일부 유출이 일어난다고 해도 놀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태국 바트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로 31바트를 넘어서는 등 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이날 태국 중앙은행이 공표한 5월 29일 정책의사록에서는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치를 밑돈 데다 자본흐름의 변동성을 우려해 금리 외에 자본통제 및 거시건전성 정책 등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