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전날에 이어 내림세를 지속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희석된 데 따라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 가까이 하락했다. 달러/엔은 98엔 선으로 미끄러졌다.
최근 2개월 사이 강한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이머징마켓 통화는 상승 흐름을 탔다.
1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95% 오른 1.3101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32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달러/엔은 0.79% 하락한 98.89엔을 나타냈다. 최근 100엔 선을 돌파하며 약세 흐름을 재개한 엔화는 달러화 하락 움직임에 반등한 셈이다.
유로/엔은 움직임이 미미했다. 유로/엔은 0.16% 소폭 오른 129.56엔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49% 하락한 82.68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전날 발언을 조만간 양적완화(QE)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고용지표 개선을 강조한 가운데 이날 지표가 악화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1만6000건 증가한 36만건으로 집계됐다.
웨스트팩 뱅킹의 리처드 프라눌로비흐 외환 전략가는 “외환시장의 화두는 첫째도 둘째도 버냉키 의장과 자산 매입 축소 여부”라며 “투자자들은 그가 언급한 것과 언급하지 않은 것들을 끄집어 내 연준의 의중을 읽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화 뿐 아니라 주식과 유로화 움직임, 여기에 10년물 국채 수익률까지 주요 자산이 일제히 버냉키의 ‘입’에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의 리 하드만 외환 전략가는 “연준의 의사록과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발표된 이후 달러화 매도 움직임이 거세다”라며 “여기에 2분기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달러화를 누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머징마켓 통화는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연준의 유동성 축소 기대로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타는 사이 하락 압박에 시달린 이머징마켓 통화는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루블화가 달러화에 대해 1.02% 급등했고, 멕시코 페소화와 브라질 헤알화 역시 각각 0.65%와 0.28%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