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핵심부품 의존-매출 비중 상당해
[뉴스핌=우동환 기자] 삼성전자로부터의 부품 의존도를 줄이려는 애플의 전략이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이 중요한 고객이라는 점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8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타이완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TSMC)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내년에도 여전히 삼성전자가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애플은 오는 2014년부터 TSMC로부터 자사 제품에 사용될 일부 칩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TSMC 측은 이 같은 협상이 성사되기까지 애플의 요구와 기준을 맞추기 위해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TSMC 관계자는 애플과의 공급계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내년까지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지만 최근 스마트폰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면서 특허를 중심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애플 경영진은 지난 몇 년 간 삼성전자에 대한 칩 의존도로 애플이 다른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와 협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에 주목하면서 삼성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에 적용되는 스크린을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지 않고 있으며 아이패드 스크린 역시 삼성 측 물량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플래시 메모리 칩 역시 다른 업체 제품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가 메모리 칩과 고해상도 스크린 분야 등에서 세계 최대 업체라는 점은 애플이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 반세기 간 애플은 자사 제품에 맞는 부품을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해 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계를 청산하는 것은 애플에 있어 다소 벅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클 마크스 샌디스크 회장은 "애플의 부품 선택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면서 "이 때문에 삼성전자로부터의 부품 구매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2008년 독자적인 칩 개발 업체를 손에 넣으려고 시도했지만 이후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됐다는 지적이다.
2010년에 이르러 애플은 TSMC와 공동 칩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한 때 TSMC의 반도체 공장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이르면 내년부터 20나노미터 공정을 이용한 칩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햔편, 애플이 여전히 핵심 고개이라는 면에서 삼성전자 역시 애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관측이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마크 뉴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애플이 삼성전자에 의뢰한 부품 주문 규모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삼성전자가 애플이라는 고객을 잃게 된다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 분야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