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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재무장관, 총리가 의회서 지지 여부 안 밝히자 눈물 뚝뚝… 국채·파운드화 폭락

기사입력 : 2025년07월03일 00:35

최종수정 : 2025년07월03일 00:54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열린 '총리 질의(PMQ·Prime Minister's Questions)' 시간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야당 대표와의 격렬한 논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리브스 장관에 대한 명확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이 때문에 리브스 장관이 눈물을 흘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리브스 장관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현지 언론 매체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투자자들 사이에 영국 재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가 급락했다.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의회에서는 매주 수요일 낮 12시부터 30분간 '총리 질의'가 열린다. 총리를 비롯해 내각의 모든 구성원과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다. 진행은 주로 총리와 야당 대표 간 '맞짱 토론' 방식으로 이뤄진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레이철 리브스(오른쪽) 영국 재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키어 스타머 총리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총리 질의(PMQ)' 시간에 발언하는 동안 뒷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스타머 총리는 리브스 장관에 대한 지지와 유임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재무장관실은 이후 "리브스 장관이 눈물을 흘린 것은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었다"고 해명했고, 스타머 총리실은 리브스 장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밝혔다.  2025.07.02. ihjang67@newspim.com

이날 총리 질의 시간은 전날 의회에서 스타머 내각이 간판 정책으로 추진하는 복지 개편안이 집권 노동당 의원의 집단 반발로 가까스로 2차 독회를 통과한 터라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야당인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스타머 총리가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인간 방패로 리브스 장관을 이용하고 있다"며 "그녀(리브스 장관)가 비참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에 총리는 리브스 장관이 다음 선거(2029년) 때까지 지금의 직책을 맡을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럴 수 있을까"라고 했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리브스 장관을 위한 변론이나 명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그때쯤이면 베이드녹 대표가 지금의 (보수당 대표)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이 순간 리브스 장관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요일 총리 질의 시간 때 속상한 표정으로 스타머 총리 옆에 있던 리스브 장관이 그녀의 미래에 대한 베이드녹 대표의 질문에 총리가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지 않자 눈물을 흘리는 듯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리브스 장관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스타머 총리가 이 자리에서는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리브스 장관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추측이 커졌다"고 말했다. 

야당은 공격 강도를 더 높였다. 그림자 내각의 법무부 장관인 로버트 젠릭 보수당 의원은 "리브스가 떠날 때가 됐다"며 "그녀의 복지 법안은 무산됐고, 그녀의 커리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이어 "리브스 장관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이제 총리의 신뢰도 잃은 것 같다"며 "이제 리브스가 물러날 때"라고 했다. 

시장에서도 격렬한 반응이 일어났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18%포인트 상승한 4.64%를 기록했다. 3년 전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안 파동 때 급락했던 수준에 맞먹을 만큼 차입 비용 상승폭이 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 대비 1.1%, 유로화 대비 0.8%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리브스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영국 국채가 지난 2022년 10월 10일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펀드 매니저인 마이크 리델은 "투자자들은 재무장관이 교체되면 정부의 재정 준칙이 변경되거나 폐기되고, 더 큰 적자와 채권 발행이 초래될 수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총리실과 재무장관실은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재무장관실 대변인은 "(오늘 눈물 사건은) 개인적인 문제"라며 "그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브스 장관은 오늘 오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실의 대변인은 "리브스 장관은 현재 스타머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리브스 장관은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머 총리는 이미 리브스 장관이 지금의 의회 기간 동안 재무장관으로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런 말을 계속 되풀이 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출신인 리브스 장관은 여성으로는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재무장관에 올랐다. 트러스 전 총리 때 영국은 물론 국제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던 감세 정책으로 크게 떨어진 영국 재정의 신뢰도를 회복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취임 이후 "높은 부채와 높은 세금, 부실한 공공 서비스로 인해 경색된 국가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리브스 장관은 사회복지 분야의 지출을 크게 줄여 어려운 정부 재정을 안정시키려고 했지만, 이런 노력은 집권 노동당 내부에서도 점점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ihjang6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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