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18일 노사와의 대화에 전격 나서면서 노조와의 갈등 양상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노조는 출근저지 투쟁을 잠정 중단했다.
KB금융 노사 양측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을 찾아 박병권 노조위원장과 백운선 수석부위원장과 함께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은행 노조는 지난 5일부터 KB금융 본점에서 출근 저지 시위를 이어왔다.
임 내정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그동안은 대표이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소통을 할 자격이 없었던 것인데 노조측에서는 소통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소통을 안 했다고 서운해 하길래 (대화에 나섰다)"며 "중간에 물밑으로 행장 대행하고 노조 지도부하고 충분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사전에) 행장 대행하고 교감하면서 얘기를 나눴고, 오늘 농성 현장을 방문해서 직접 노조와 노조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대행을 통해 전달했던 부분을 얘기하고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18일 오전 명동본점 1층 노조를 전격 방문한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사진 왼쪽)가 박병권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사진 오른쪽)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
노사 양측에 따르면, 임 내정자와 박 위원장은 이날 자율경영· 책임경영·내부인사 중용의 필요성, 외부 상황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임 사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원칙적으로 하지 않겠다', '내부인사를 중용하겠다'. '자율 경영을 최대한 지원한다' 등의 얘기가 중심이 됐다"고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있는데 훈련된 고급인력이 일자리를 잃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불어 같이 일자리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서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데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도 "출근이 아니라 면담을 요청해 와서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대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의 출근 저지는 잠정 중단했고 농성은 이미 철수했다"면서 "논의한 사항에 대한 실천 여부를 보면서 완전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관치금융'에 대한 반대 투쟁은 이어갈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그동안 대화 의지는 계속 갖고 있었고, 그 뜻을 노조측에 계속 전했다. 노조도 대화 수용 의지는 있었다"며 "주말 동안 경영진이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계속해서 노조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