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신흥국보다 안정…자본유출 대비 보유액 늘려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우려로 신흥국들의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국이 혼란해진 터키가 상대적으로 선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 터키 이스탄불거래소의 내셔널100지수(BIST100)는 2% 가까이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장중 하락폭을 다소 줄이면서 1.33%, 1064.64 후퇴한 7만 8946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달러/리라 환율은 전날대비 0.1% 내린 1.87리라 선을 기록 중이다. 벤치마크인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3%포인트 오른 6.24%를 나타냈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모든 신흥시장의 자산 및 통화가 5월 이후 하락세를 그리는 추세지만 터키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면서, 반정부시위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터키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금융시장 개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약세를 막기 위해 지난주 2억 5000만 달러를 시중 은행에 공급했다. 이로 인해 리라화는 남아공 랜드화나 인도 루피화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라보뱅크의 크리스티언 로렌스 신흥시장 환율 투자전략가는 "터키 중앙은행은 물가조절, 경제성장률 및 경상계정 목표설정 등 타국 중앙은행보다 광범위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최근 반정부시위로 인한 정국 불안에도 변동성이 최소화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 통화부문 대표도 "정치적 요인이 리라화 변동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다"며 "오히려 연준 정책이 리라화 및 신흥시장 통화 움직임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 중앙은행은 외국자본 유출로 인한 경제 위험을 막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터키의 경상수지 적자는 GDP 6%에 달하는데 이를 외국투자자본으로 대부분 메우고 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외국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경우 터키경제는 외부위험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게 된다.
터키 중앙은행은 자본 유출로 인한 취약성을 방지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꾸준히 늘려나가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은행에 따르면 2011년 후반기부터 외환 및 금 보유고를 2배 가까이 늘려 6월 7일 기준 1283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중앙은행의 개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핌코의 프란세스크 발셀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국 통화 매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현재 수준의 개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