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터키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반정부 시위 사태가 다시 격화됨에 따라 투자자들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12일(현지시간) 오전 터키 경찰들은 시위대가 집결해 있는 탁심 광장 진압을 위해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 시워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강행했다.
지난달 탁심공원을 없애고 그 자리에 군부대 청사를 건축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에 대해 반대하며 소규모로 시작된 시위가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이날 터키 정부는 다시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쏘고 불을 지르는 등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제레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퇴진을 외치며 저항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분석가들은 시위대가 정치적 주류의 외부에 존재하며 특정 정당에 속하지 않은 만큼 이번 시위가 정권에 타격을 입힐 수준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캠브리지대학의 한 터키 전문가는 "터키는 시위의 혼단의 단계에 있다"며 "현재 시위에 참가하는 규모는 혁명을 일으킬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터키 사랑 말라간다" QE 축소 우려 '설상가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됨에 따라 금융시장은 위축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가능성으로 인해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의 정국 불안은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재료로 부각되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갤빈 전략가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를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곳으로 바로 터키를 꼽았다.
그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양적완화 변화에 대해 우려할 때 숏 포지션을 고려하는 대상으로 터키 증시와 미국 방어주가 가장 공격받기 쉬운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터키는 QE의 가장 큰 수혜자로 주목될 만큼 최근까지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다. iSares MSCI 터키 인베스터블 마켓지수 ETF는 지난 1년간 무려 67% 급등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가 악화되면서 유동성은 말라가고 있으며 벤치마크 지수인 이스탄불증시 내셔널100지수는 올해 상승폭을 모두 날려버렸다.
ETX캐피탈의 이샤크 시디퀴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의 터키에 대한 사랑이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며 "터키와 같은 이머징시장이 연준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였지만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게 되면 터키로 유입되는 자금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터키의 단기 정부 채권은 상승하고 있고 터키 화폐 단위인 리라는 달러, 유로화 대비 약세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터키가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 사업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도 해외 자금 유출로 인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