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우려에 따라 촉발된 이머징마켓 자금 엑소더스로 가장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가 브라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브라질 경제가 대규모 자본 유출과 함께 통화 평가절하를 감당해 낼만큼 충분한 기초체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시장 데이터 조사업체인 EPRF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한 주 동안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5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 주식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도 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2년래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이머징마켓의 자금 썰물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모간 스탠리는 브라질을 가장 위험한 국가로 꼽았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진단이다.
브라질의 예금 대비 여신 비율이 1.6으로 상당히 높은 데다 국내 과잉 신용이 한계 수위를 이미 넘었다고 모간 스탠리는 평가했다.
또 브라질의 은행권과 기업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팽창적 통화정책에 가장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은 만큼 갑작스러운 자금 유입 축소나 유출이 가져올 충격도 그만큼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광산업과 금속 원자재 섹터가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 업체 캐피탈 이코노믹스 역시 브라질이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 헤알화는 최근 한 달 사이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하락했다.
한편 모간 스탠리는 브라질 이외에 멕시코와 남아공, 터키, 우크라이나를 글로벌 유동성 이탈 위험이 큰 이머징마켓으로 꼽았다.
구조적인 경제 개혁이 미흡한 데다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고, 여기에 연준의 QE 축소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이들 5개 이머징마켓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모간 스탠리는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