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다발 진행, 신흥국 부담…국제공조 요구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13일 열리는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 역시 만장일치 여부를 제외하고는 금통위의 결정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논의가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일정정도 노출된 재료일 뿐만 아니라 금통위 역시 '전망' 이상을 논의하기는 어렵다는 측면에서 시장에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선진국의 출구전략에 대비해 외환보유고 확충 필요성이나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에 대한 규제 문제 등이 일부 위원에 의해 제기될 가능성도 있으나 당일 발표되는 통화정책방향과 김중수 총재의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이 내용이 확인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뉴스핌=김학선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9일 통화정책책방향 결정회의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 5월 원포인트 인하…6월 인하론 퇴조할 듯
지난달 금통위가 6대 1의 압도적 표차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정부와의 정책공조 차원의 ‘원포인트’ 인하 성격이 강했다는 점에서 6월에 인하론이 다시 고개를 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 역시, 지난 1월부터 금리인하를 일관되게 주장해 온 하성근 금통위원을 제외하면 인하 주창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만장일치가 아닌 경우에 금리 하락의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 총재가 5월과는 달리 기자간담회를 통해 만장일치 여부만 밝히고 구체적인 표결 결과는 공표하지 않는다면 일단 인하 기대감이 약하게나마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아베노믹스', 성공만큼 두려운 실패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베노믹스 역시 이 영향에 대해 6월 금통위에서 심도깊게 논의될 전망이다. 한은은 특히 엔저로 우리 경제가 입을 수 있는 타격 못지 않게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금통위원 역시 지난달 말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는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표출한 바 있다.
하지만 대내외 경기 사이클과 관련해서 한은은 일단 회복세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5월 금통위에서 몇몇 금통위원이 올해 '상저하고'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지만, 한은 집행부는 "유로지역 상황 악화라든지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 등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 3년간의 패턴이 반복될 수도 있겠으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 경제통계국 정영택 부장 역시 이달 7일 '2013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기자설명회에서 "성장률은 우리가 예상했던 성장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좋은 쪽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5월 금통위에서 최저금리의 하한과 관련한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도 추가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 美 출구전략, 두려운 것 사실이지만
6월 금통위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뤄질 주제는 역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다.
김 총재는 올해 1월부터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계감을 표출해 왔다. 외자유출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정책당국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선진국을 향해 질서있는 출구전략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총재는 이달 3일 열린 '2013년 한은 국제컨퍼런스'에서 "국가별 경제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출구정책을 언제,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공조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책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오석 경제부총리와의 4일 회동에서 "양적완화의 부작용에 대해 국제논의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김 총재가 미국의 출구전략 등을 언급하며 기준금리의 향방에 관한 시그널을 주기보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대신증권 김세훈 애널리스트는 "(선진국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앞으로 한은이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는 선진국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며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활용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