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성장 모멘텀에 불을 붙이지 못할 경우 일본 경제가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3위 경제국인 일본이 ‘아베겟돈’ 리스크에 빠졌다는 얘기다.
5일(현지시간) UBS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양적완화(QE)를 포함한 아베 신조 총리의 부양책이 인플레이션만 초래한 채 성장 회복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 일본 경제를 스테그플레이션에 몰아넣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알렉스 프리드만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아베노믹스가 실질적인 경제 성장 없이 자산 가격만 띄우는 스테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며 “아베 총리의 대대적인 부양책이 실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가 중차대한 의문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부양책이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잠재적으로 아마겟돈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경우 투자자들은 이미 한계 수위를 넘어선 일본의 부채에 대해 극도의 경계감을 드러내며 ‘팔자’에 나설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이 경우 현재 226%인 GDP 대비 부채 비율이 300%까지 치솟을 수 있고, 1%를 밑도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까지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채시장을 필두로 한 대혼란은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일본 은행권의 자본건전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4일 아베 총리는 장기 성장 계획을 내놓았다. 향후 10년간 소득을 연 3%씩 늘리고, 경제 특구를 지정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등 새로운 성장 전략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일본 증시는 4% 가까이 급락했고, 달러/엔도 장중 99.30엔까지 떨어졌다.
프리드만은 아베 총리의 부양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수년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0%에 가깝고, 일본은행(BOJ)이 자산 매입을 시행하고 있어 당장 투매를 동반한 국채시장의 패닉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