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관측이 이머징마켓의 주식과 통화를 강타했다.
양적완화(QE) 축소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을 뿐 구체적인 시기와 형태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시장 유동성은 이미 가능성을 적극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통화가 5월 한 달 동안 올들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이머징마켓 주식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3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MSCI 이머징마켓 인덱스는 5월 3.2%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손실이다.
같은 기간 MSCI 월드인덱스는 0.6% 상승했고,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500 GSCI 지수는 1.1% 떨어지는 데 그쳤다.
연준이 유동성 공급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대표적인 이머징마켓인 중국과 인도의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데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 ‘팔자’가 우세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 29일 기준 한 주 동안 29억40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핌코의 마샤 고든 매니저는 “이머징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갈수록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의 유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부각된 데다 성장 둔화 신호가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머징마켓의 통화 역시 날로 극심한 매도 압박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연준의 자산 매입이 줄어들면서 값싼 유동성 유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선 결과다.
특히 필리핀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의 통화의 약세 흐름이 두드러진다.
5월 JP모간 아시아 달러 인덱스는 1.2% 하락한 116.9를 기록해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도 루피화가 5월 약 5% 하락해 11개월래 최저치를 찍었고, 태국 바트화도 3% 가까이 내렸다. 필리핀 페소화도 2.7% 떨어졌다.
CIMB 인베스트먼트 뱅크의 수레시 쿠마 라마나단 외환 전략가는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어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는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는 일”이라며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이머징마켓에서 미국 달러화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