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은행권이 다시 한 번 구조적 리스크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주변국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데다 부실 여신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금융위기가 발생할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9일(현지시간)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평가한 결과 신용경색을 포함한 시장 리스크가 상당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위기 가능성이 잠재된 것으로 진단된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가 지속된 데 따라 상당수의 은행이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부실 여신이 늘어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ECB는 밝혔다.
주변국을 중심으로 유로존 경제는 빠른 회복을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페인의 실업률이 28%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는 등 경제 펀더멘털이 더욱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의 건전성에 대해서도 OECD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추가적인 손실을 소화해 낼 만큼 충분한 자금 여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온전한 감독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금융시스템 안정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주변국 국채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안정이 오히려 유럽 은행권의 제도적 개혁을 늦추고 있다고 OECD는 지적했다.
ECB는 다만 주변국의 디폴트 리스크가 낮아져 해당 국가의 은행권을 압박했던 리스크 역시 다소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ECB는 시장금리 상승 여부가 커다란 잠재 리스크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유로존의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것은 고수익률을 추종하는 투자자들이 주변국 국채를 적극 사들인 데 따른 결과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유로존 외부의 투자자들이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만큼 유동성 확보 등 영업 전반의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고 ECB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