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에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른바 ‘뉴 패러다임’ 논란이 재등장했다.
연초 이후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주가가 싸다는 주장이다.
강세론자들은 최근 주가 랠리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거품이라는 주장을 반박, 증시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기술주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을 때 제기됐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무너진 데서 보듯 최근 강세론 역시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29가지 경제 모델을 적용해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과 채권 대비 주식의 기대 초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평균 프리미엄이 5.4%로 집계됐다.
석유 파동이 발생했던 1974년과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가 닥쳤던 2009년을 제외하고 1960년대 초반 이후 주식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강세론자들의 주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다.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예상 배당수익률과 무위험 벤치마크 대비 기대 수익률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경제 회복이 지속되는 한편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축소할 경우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불가피하다. QE 축소 전망이 번지면서 최근 한 달 사이 10년물 국채 수익은 40bp 가까이 상승했다.
주식시장에 잠재된 리스크는 이 뿐만이 아니다. GDP 대비 미국 기업의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고치에 이른다.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에 속도를 내면 이익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강세론자들은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해 기업 수익성이 역사적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또 연준의 저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 지연과 기업 수익성 강화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 보수적인 투자가들의 주장이다. 여기에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하락이 기업에 또 다른 복병이라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의 칼럼니스트 알렌 마티시는 고공행진하는 주가를 추격매수 했다가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기업 수익성 악화, 채권 금리 상승 및 QE 종료 등의 리스크에 철퇴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 연준은행의 주가 리스크 프리미엄이 강세론자들에게 강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 하지만 닷컴 버블 붕괴와 흡사한 결말을 머지않아 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