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급등했던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루만에 안정을 찾았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글로벌 경기 하강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안전자산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결과다.
유로존에서도 주변국 국채가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경제 펀더멘털과 경기 부진으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bp 하락한 2.02%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3bp 떨어진 3.19%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은 보합에 거래됐고, 5년물 수익률이 1bp 내렸다.
중국 제조업 지표 하락이 글로벌 국채시장을 지배했다. 특히 QE 축소 우려에 따른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5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는 49.6을 기록해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50.4를 하회하는 동시에 제조업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수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4월 마르키트 제조업 PMI가 51.9를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제조업 지표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주택시장과 고용 지표는 개선됐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만3000건 줄어든 34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34만5000건을 밑도는 수치다.
상무부가 발표한 신규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 45만4000건으로 전월 대비 2.3% 늘어났다. 신규주택 중간가격은 27만1600달러로 199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준의 QE 향방에 대해서는 정책자들 사이에 엇갈린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QE를 축소할 경우 경기 악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존의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한편 이날 미국 재무부는 130억달러 규모로 물가연동채권(TIPS)를 마이너스 0.2225%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마이너스 0.244%보다 높은 수치다.
유로존에서는 스페인을 필두로 주변국 국채시장의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중국의 지표 부진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1bp 급등한 4.29%에 거래됐고, 5년물 수익률이 12bp 뛴 3.9%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포르투갈 10년물 수익률도 19bp 오른 5.44%에 거래됐고, 그리스 10년물 역시 70bp 급등한 6.9%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2bp 오른 1.44%에 거래됐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피터 차트웰 전략가는 “리스크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며 “중국 지표 악화와 일본 주가 폭락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