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달러 100엔 시대…산업계 대응 부심
엔저(엔화약세)로 인해 국내 기업이 받을 여파가 2/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철강, 전자 등 일본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은 엔저에 대처하는 산업현장을 둘러봤다. 우리기업들이 '엔저파고를 넘을수 있도록'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편집자 주>
[뉴스핌=김홍군ㆍ김양섭ㆍ조현미ㆍ강필성ㆍ노경은 기자] 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산업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일 100엔을 돌파한 엔달러 환율은 현재까지 100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4년여만으로, 전문가들은 올해 엔달러 평균 환율을 100~105엔으로 내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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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엔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사진 = 현대차 제공) |
현대차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조8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868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해외에서의 판매호조로 전체 판매는 증가했지만, 엔저와 노사문제로 인한 생산차질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경쟁력 높이고, 품질경영을 강화하는 내실경영을 통한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일본업체들과 TV 등 완제품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일본업체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전략을 펴면서 엔저 영향을 극복해 가고 있다. 이미 일본업체들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 요인이 크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부대우전자 등 중소형 전자업체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세밀하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하지 않는 소비자층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시킨 동부대우전자는 엔저에도 불구하고, 적지인 일본 시장에서 올해 20% 가량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장기불황에 엔저까지 겹쳐 고민에 쌓여 있다. 저가의 중국산 철강제품 때문에 골치를 않아온 철강업계는 일본 철강사들까지 가격을 무기로 국내시장을 공략할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동남아 등 일본업체들과 경쟁하는 수출시장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엔저로 자동차와 조선, 전자 등 주요 수요산업이 위축되는 것 역시 부담이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엔화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화학 등 일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은 엔화 약세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는 반면, SKC 등은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적잖은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해운업계는 엔저 리스크 대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다행히 국내 대형 해운업계는 일본과의 거래가 극소수인 만큼 엔저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물동량은 줄고 컨테이너선은 과잉 공급되는 현 시점에서 엔화 약세 리스크까지 겹칠 경우 자칫 한계상황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엔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 대형 조선사의 경우 드릴십과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등 해양플랜트에 집중해 일본 조선사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다만,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들은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피해가 우려된다.
여행업계는 엔저 때문에 득을 보고 있다. 일본으로 여행하는 내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며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호텔과 면세점 등은 일본인 관광객이 줄면서 고전중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의 엔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가경쟁력 등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박사는 “단기적으로 원가절감, 환헤지 상품 활용, 수출시장 및 결재통화 다변화, 내수비중 확대 등이 필요하고, 가능하다면 해외공장의 생산도 확대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비 가격경쟁력 확보 노력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도 “국내기업이 엔저에 맞서기 위해서는 고(高)코스트 요인을 제거하고,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