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부두에 맥스크루즈를 비롯한 수출용 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 뉴스핌) |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교국 보다 많은 198개국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5~6년 전만 해도 아반떼와 i30 등 중소형 차량들이 주로 수출됐지만, 지금은 제네시스를 비롯해 고급차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니 작업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는 모습이 보인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흐르는 자동차 뼈대에 각종 부품들을 끼워 맞추고 있다.
울산공장은 글로벌 TOP5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차의 본거지로, 연간 150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다.
아산공장과 전주공장을 합한 현대차의 국내 생산대수는 191만대, 해외를 포함하면 440만대의 자동차가 지난해 생산됐다.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798만대였다.
◇현대차ㆍ토요타 ‘희비’
최근 몇 년새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메이커로 평가받는 현대차. 하지만, 요즘 현대차는 엔저라는 고성능 엔진을 장착한 일본차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중차로 성공한 현대차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일본차의 도약은 현대차에게 엄청난 부담이다. 토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와 대지진 등으로 흔들릴 때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봤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실제 현대차는 엔저가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조8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868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해외에서의 판매호조로 전체 판매는 증가했지만, 엔저와 노사문제로 인한 생산차질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약진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975만대를 판매해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1년만에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토요타는 2012회계연도(2012년4월~2013년3월) 연결 기준 순익은 240% 오른 9621억엔, 매출은 19% 오른 22조641억엔, 영업이익은 270% 증가한 1조3208억엔을 기록했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최근 “잃어버린 20년으로 일본 기업의 시가총액은 360조엔을 잃었다"며 "아베 신조 정부의 정책 '아베노믹스'로 이중 약 절반이 만회됐다"고 아베 정부의 환율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일본차인 혼다와 닛산의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저를 극복하기 위한 현대차의 해법은 내실경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화 약세를 활용한 일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품질경영과 내실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를 근본적인 기업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중국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전략차종의 출시, 딜러 및 서비스 네트워크 강화,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 등을 통한 질적 성장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공장 생산성 최저..노조도 위기극복 동참해야
현대차 울산공장은 자동차 한대를 생산하는데 31.3시간이 걸린다. 이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14.6시간)과 중국 베이징공장(19.5시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생산성 향상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차가 경기침체와 엔저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노사관계가 위기극복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정규 노조의 철탑농성 현장.(사진 = 뉴스핌) |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엔저 등으로 점점 나빠지고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 등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대중차로 성공한 현대기아차가 향후에도 성장을 지속하려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에서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귀족노조로 대표되는 내부의 적이 현대차를 가로막고 있다. 임금협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매번 회사측과 충돌해 온 노조는 지난 3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이후 10주째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한 생산차질은 7만대(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전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정년을 61세로 연장하는 등 회사측이 받아 들이기 어려운 요구조건을 제시해 위기극복에 동참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조가 동의를 해줘야 하는데, 노조측에서는 노동강도를 올리는 데 거부감이 강하다”며 “현재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