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틈새시장을 공략하라"
엔화 약세로 일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동부대우전자는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하고있다. 일본업체들이 세밀하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하지 않는 소비자층에 마케팅 역량을 모으고 있다.
강종구 동부대우전자 아시아영업총괄 겸 일본법인장 (수석 부장)은 "자국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일본 가전시장에서 해외업체가 던질수 있는 유일한 승부수라 판단했다"며 일본시장 공략 배경을 설명했다. 전략은 맞아떨어지고 있다. 엔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동부대우전자는 일본 시장에서 올해 20%가량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가 관심을 둔 수요층은 일본의 1인가구 시장이다. 최근 일본시장에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제품은 이 시장을 염두하고 출시한 ‘콤비냉장고’다. 콤비냉장고는 일본 싱글족을 공략한 소형 제품이다. 1990년대부터 대우일렉은 일본 유통업체와 손잡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 색상을 채용한 가전을 현지에서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생산은 한국에서 하지만 디자인과 가격 등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 현지유통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해왔다.
▲ 일본 시장에서 판매중인 대우동부전자 '콤비냉장고' |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지유통업체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우려했지만 비슷한 일본 제품들보다는 아직도 경쟁력이 있는 수준이다.
강재훈 차장(일본법인 영업담당)은 "엔저의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율변동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특화제품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 유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일본 전국에 유통망을 가진 가전유통 업체 고지마 등 현지 유통·양판 업체와의 공동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니치아 등 일본업체들과 경쟁하는 있는 LED업체인 서울반도체는 엔저 효과에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반도체가 엔저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특허경영'이다. 서울반도체는 해마다 매출의 10%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특허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LED관련 특허포트폴리오의 수는 1만 개를 넘어섰다. 미국 전기전자전문학회가 선정하는 세계반도체 제조업체 특허파워 'TOP10' 에도 LED업체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마틴 윌렘센 서울반도체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주요 글로벌 LED 업체들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고 있어 LED제조 및 수출에 있어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내에서도 서울반도체의 수출 물량은 줄지 않았다. 일본 구매자 입장에서는 서울반도체의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엔화값이 떨어지기 전보다 더 많은 구매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구매 물량은 줄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반도체는 가격 경쟁보다는 일본 기업들을 능가하는 품질, 성능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제품으로 엔저 여파를 넘어선다는 전략이다. 마틴 윌렘센 부사장은 "AC(교류)에서도 바로 구동가능한 아크리치(Acrich), 단위 면적당 밝기가 5~10배 이상 밝은 엔폴라(nPola) 등의 세계적으로 유일한 제품을 포함해, 미드파워 하이파워 등의 고성능 제품이 주력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엔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히려 1분기 매출이 늘었다"며 "올해는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반도체 사옥 전경 |
글로벌시장에서 일본업체들과 TV등 완제품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일본업체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전략을 펴면서 엔저 영향을 극복하고 있다. 이미 일본업체들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 요인이 크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엔저는 오히려 일본업체를 낮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는 일본 전자업체의 샤프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두 회사의 협업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샤프의 차기 사장에 취임 예정인 다카하시 고조(高橋興三) 샤프 부사장은 최근 일본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중형과 소형 LCD에 대해서는 (샤프와 삼성전자) 양사의 강점이 다르다"며 "차기 단계로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샤프가 향후 삼성전자에 중·소형 LCD 패널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