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남양유업 사태의 불똥이 국민연금으로 튀었다. 일부 정치권 및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이 투자한 남양유업 지분을 팔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가맹점의 고혈을 빼앗아먹는 남양유업에 대해 국민연금은 지분을 철회하라"며 공적기관인 국민연금이 지분 철회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 역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민연금이 남양유업의 부도덕한 점을 확인했다면 대리점주들의 피땀이 투자 수익인 점은 감안해 지분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4월 기준으로 남양유업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지분 가운데 0.36%만을 직접 투자했고 나머지 5.04%는 위탁운용사를 통해 확보했다. 이에 국민연금이 직접 지분 매도를 지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곤혹스러운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투자했던 기업이 '나쁜기업'으로 판명났으니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국민연금이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식의 분위기가 문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공공성도 중요하지만 안정성과 수익성도 포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사회적 책임투자라는 것이 중요한 이슈지만 높은 수익을 통해 국민들의 노후 자금을 보장하는 것도 국민연금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도 "사회적 기업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국민연금을 편들었다.
국민연금이 자산 운용시 우선시해야 하는 기준은 수익성과 안정성이다. 외부에서 공공성이라는 잣대를 내세워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다간 사공 많은 배가 산으로 가는 것처럼 낭패를 볼 수 있다.
다른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운용성과가 좋은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야 국민연금 가입자인 내 노후자금도 보장되는 것 아니겠냐"며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맡겨보자"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 설립 취지에는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을 통해 급변하는 투자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기금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명시돼있다. '나쁜기업'에 화난 국민들의 마음도 이해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은 운용전문가를 믿고 맡겨두는 게 어떨까란 생각이 든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