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심리 작용..
[뉴스핌=한태희 기자] 주택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60%를 넘어섰지만 집값은 오르지 않고 제자리 걸음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주택시장에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집값의 추가 하락 우려는 서울 강남에서도 포착된다. 서울 강남권 중개사들은 고소득층의 일부가 집을 정리하고 전세로 눌러앉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전국 평균 60%를 넘었지만 집값은 오르지 않고 있다.
'KB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4월 집값은 전국에 걸쳐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전달보다 0.13% 떨어졌다. 19개월 연속 내림세다.
같은 기간 전셋값 비율은 계속 올랐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전국 전셋값 비율은 60%(지난 3일 기준)를 넘었다. 경기도 군포시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 비율이 80%에 육박한다.
부동산 업계는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50%를 넘으면 집값이 오를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에 따라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어 매맷값이 오른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랑공인 관계자는 "전세값이 비싸져 매맷값의 60~70%선에 이르면 사람들이 (돈을 조금 더 주고) 내 집을 마련하겠다고 생각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셋값 비율 상승에도 집값은 제자리 걸음이다. 사람들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야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은 자산을 불리는 기능이 있다"며 "집을 살 때 내는 금액보다 나중에 팔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으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뀔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주택대책 발표 후 온기가 도는 서울 강남권에도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이런 이유로 이곳에 사는 다주택자 중 일부는 집을 팔고 전세로 들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규제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함께 작용했다"며 "다주택자 중 일부는 집을 정리하고 전세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낸 '201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고소득층의 자가점유율은 지난해 64.6%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과 비교해 4.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