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 향방 주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 및 일본의 통화정책이 탈동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미국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 향방에 쏠리고 있다.
일본이 공격적인 부양에 나선 가운데 유로존 역시 선진 7개국(G7) 회의에서 긴축을 완화하는 한편 팽창적 통화정책을 통한 부양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를 필두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자들 사이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연이어 제기됐고, 이그나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준비가 갖춰졌다고 밝혔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는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축소하기 위한 밑그림을 짜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연준이 기존의 부양 기조에서 한 발 후퇴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채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높이는 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통화정책 향방이 엇갈리는 것은 경제 지표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 2.5% 성장했고, 4월 실업률이 7.5%로 감소한 한편 소매 판매가 예상밖으로 0.1% 증가했다.
이와 달리 유로존 경제는 1분기 0.1%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고, 프랑스와 독일 등 중심국 역시 하강 기류를 타고 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거래자들의 10년물 국채 순매수 포지션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한 주간 투기 거래자들의 10년물 국채 상승 베팅은 하락 베팅을 3만7956건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 대비 9만4088건(71%) 급감한 것이다.
KBC 은행의 피트 라멘스 리서치 헤드는 “최근 들어 국채 매도 공세가 두드러진다”며 “국채 가격 하락의 지속성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연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연준의 부양책이 위축될 조짐이 보일수록 국채시장은 중립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채 상승 베팅이 급감하는 가운데 변동성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국채시장 변동성은 55.32bp를 기록, 사상 최저치 48.87bp에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달러화 역시 상승 추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에 제동이 걸릴 경우 달러화 하락 압박이 크게 완화되는 데다 ECB와 BOJ의 통화완화는 유로화와 엔화를 누를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달러/엔이 101엔 선까지 뚫고 올랐고, 유로화 역시 통화정책과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고평가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인 캐피탈 그룹의 에릭 빌로리아 수석 외환 전략가는 “고용과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데다 연준이 자산 매입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달러화 상승에 힘이 시리고 있다”며 “특히 연준의 양적완화(QE)가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