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엔저로 탄력 받은 일본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엔저에 따른 차량 판매 가격 인하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8일 발표된 토요타의 2012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영입이익은 1조3208억엔(14조4603억원)으로 지난해와 견줘 3.7배 급증, 엔저의 파장이 현실화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1조9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오른 것을 감안하면 토요타가 엔저로 얻은 수익은 막대하다는 게 관련 업계 시각이다.
이에 따라 토요타를 비롯해 닛산, 혼다 등 일본차 3사의 국내 시장 공세 강도에 관심이 쏠린다. 엔저만큼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들 업체는 주력 차종을 미국에서 수입한다는 이유로 가격 인하를 해오지 않았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토요타의 주력 차종인 캠리를 이달에 구입하면 3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3370만원의 캠리를 307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일본차의 시장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엔저-엔고일때마다 차량 판매 가격을 조정하는 자동차 회사는 없다”며 “다만 프로모션 및 할인 등 기존 출시된 차량 판매 강화와 신차 가격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내주 현대차 싼타페와 경쟁할 라브4를 출시하고, 6월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IS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9월 토요타의 최고급 차종인 아발론 출시도 예정돼 있다. 라브4의 경우 엔저에 따른 영향을 반영,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주목하고 있다.
닛산과 혼다 등 일본차 업체는 ‘몸값’을 낮춘 캠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캠리의 경쟁 차종인 닛산 알티마와 혼다 어코드는 각각 100만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어코드의 경우 이미 딜러들이 300만원 안팎의 비공식 할인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272대가 판매됐다. 알티마는 209대, 어코드는 260대가 각각 팔렸다. 전월과 비교하면 캠리는 줄었고, 알티마와 어코드는 늘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닛산과 혼다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하 폭이 더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닛산과 혼다 등 일본차 가격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다”면서 “시기적으로 가격 인하 등 고객서비스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